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그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 없는 정략결혼 말입니다.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피곤한 일정입니다. 휴식 시간은 거의 주어지지 않는군요.
문간에서부터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정략 결혼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부터 늘 어두운 낯이던 카룬입니다.
어두운 낯 뿐만이 아니라, 당신에게 선도 그었죠.
봐요. 지금조차. 아주 조금도 기쁘지 않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한마디 말도 없이 깔끔한 옷을 입히고 머리를 정돈해줍니다.
July 16, 2025 9:19PM카룬:... 주인공이잖아. 돋보여야지. (머리카락 한 올을 옆으로 넘기며 한 발자국 멀어졌다. 얼마 만에 사적인 말을 던지는 건지.)
July 16, 2025 9:21PM카엘리스:⋯네가 웬일로 나한테 먼저 말을 걸어? (예상치 못했기에 가시 돋친 말이 나와버렸다.)
July 16, 2025 9:24PM카룬:오늘은... 글쎄다.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니 후련해서 그런가. (가시 돋친 말에도 평온히 답한다. 아쉬운 듯 머리카락을 감고 있던 제 검지 쪽으로 시선이 가더니, 고개를 까딱이며 묻는다.)
이런 정략결혼이더라도, 괜찮아?
July 16, 2025 9:29PM카엘리스:하, 마지막? 그거⋯ 꼭 이제 나를 더는 보지 않겠다는 말처럼 들리네. (네 말에 분명 상처 입었음에도, 감정을 애써 덮어두려는 듯 냉소 지으며 시선을 외면한다. 말로 옮기지 못한 서운함과 체념이 미세하게 맺혀 있었다.)
⋯가문을 위한 일이야. 안 괜찮을 리가 없지.
July 16, 2025 9:34PM카룬:지고하신 도련님, 이런 관계일 바에는 안 보는 편이 낫다는 생각은 한 적 없고?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 사람이랑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될 거야. 자연스레 더 멀어질 걸. (오래 지냈는데, 네 속마음을 모를 리가 없잖아. 새어나오는 냉소 사이 맺힌 복잡한 감정을 애써 외면한 카룬은, 이어지는 말에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꺼낸다.) 안 괜찮잖아.
... 그 결혼, 지금이라도 무른다면... (그러다, 한 눈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리는 게 아닌가.) 아니야. 무시해라.
July 16, 2025 9:46PM카엘리스:⋯⋯원래 우리, 이런 관계도 아니었잖아. 왜 이러는 건데? 도무지 이해가 안 가. 내가 뭔갈 잘못했어? 아니면⋯ 내가 싫었는데 지금까지 억지로 맞춰온 거였나. 그랬던 거야? (네 말에 감정이 치솟아, 참아왔던 말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그러고는 길게 한숨을 토해낸다.
안 보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해버렸다. 함께 있는 동안, 점점 나쁜 감정만 차올랐으니까. 하지만⋯ 난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넌 그러면 안 돼. 너는 안 된다고.) ⋯네가 뭘 알아. 이미 정해진 일을 이제 와서 어떻게 무르겠다는 거고.
July 16, 2025 9:57PM카룬:아직도 이해가 안 되냐. 거꾸로 생각해. 그동안 너무 가깝게 지낸다고 생각하진 않았어? 그날, 네가 내 이름을 묻지 않았다면 그저 자연스레 서로 잊을 관계였을 텐데. 억지로 이어진 거라고는 생각 안 하냐고... (잘못했냐고 묻는 말에 반 발자국, 억지로 맞춰왔냐는 말에 반 발자국 네게 다가간다. 쏟아지는 말에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가더니, 부정을 뱉는 대신 검은 가죽 뒤집어쓴 손을 네 어깨에 얹는다. "아니"라고 답해야 했겠지만, 목구멍이 잡념으로 막혀 부드러운 말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날 선 말로 잡념을 밀어낼 수밖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네 관할이 아니지 않나. 무를 수 없다면 웃으면서 즐겨. 네 말마따나,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개 평민이니까... (붉은 눈동자가 네 목덜미로 향한다. 저것도 시간이 지나면 풀어내겠지.)
July 16, 2025 10:16PM카엘리스:그럼 이제껏 까탈스러운 귀족 도련님한테 맞춰 주느라 고생 많았겠네. ⋯하,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차라리 처음부터 말해주지 그랬냐. 결국 나 혼자, 너랑 친구라도 된 줄 알고 착각하고 있었던 거잖아. (네가 제 어깨에 손을 얹는 순간, 주저 없이 거칠게 쳐냈다. 형형한 붉은빛을 내는 눈동자, 그 속에 담긴 저의를 읽을 수 없어 더욱 강하게 시선을 마주한 채 노려본다. 지금 제 표정은⋯ 글쎄,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한 감정을 가까스로 억눌러 일그러졌고, 그에 반해 입꼬리는 비웃듯 올라간 채 뒤틀린 웃음을 억지로 걸쳐 퍽 참담한 꼴이겠지.)
그렇다면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 네 그 낯짝을 보면 속이 뒤틀리니까.
July 16, 2025 10:31PM카룬:처음부터? 너도 알잖아. 그땐 너나 나나 어렸다는 거. 우린 나이를 먹었어. 그러니, 친구라는 관계로 무마하기엔 상황이 꽤 복잡해졌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잖아. (손을 쳐내면 제 손을 멍하니 보더니, 이내 그 손으로 제 입을 가리며 널 본다. 웃고 있을까, 아니면 입꼬리가 내려간 채로 너를 동정하고 있을까. 일그러진 표정을 꾹 눌러 담은 채로 저를 노려보는 카엘리스를 마주한 자는, 제 얼굴을 불쑥 네 쪽으로 들이밀어 뚫어지게 응시했다. 피눈물 흘려보내지 못해 머금은 듯한 붉은 눈동자가 네 얼굴을 지긋이 훑더니, 안아주지도 볼을 감싸 쓸어주지도 않은 채 그대로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문고리를 잡은 남자가 짙은 안개 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도련님 명령이라면야 언제든지. 이왕 싫어할 거면 끝까지 싫어해.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동정 하나 없이 역겨워하란 말이다. 카엘리스...
July 16, 2025 10:53PM카엘리스:⋯⋯. 무슨 말을 하려는 건데. 친구 사이에 굳이 그런 무게감까지 필요해? (더 이상 너와의 대화를 지속할 의지도, 네 말의 의도를 이해할 여유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여전히 널 노려보다가, 그 얼굴이 갑자기 제 쪽으로 불쑥 다가오면 반사적으로 흠칫 떨며 뒤로 몸을 물렸다. 단 한 번도 카룬의 눈을 먼저 피한 적이 없었을 터인 그였지만, 네 시선을 마주한 순간, 속내가 여과 없이 드러나버릴 것만 같아 두려워 눈을 돌리고 말았다. 네가 끝내 등을 돌리고 자리를 벗어나자 참아왔던 숨을, 들키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겨우 뱉어냈고.)
⋯내가 널 죽이지 않는 걸로 감사하란 말이야.
July 16, 2025 11:02PM카룬:하하... 그러게. 친구 사이에 그런 무게감까지... 필요한가?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진득하게 제 목을 옭아맨다. 해탈한 건지, 아니면 이 상황이 그저 웃긴 건지... 등을 돌린 채로 차마 아무 곳도 훑지 못한 손을 주먹 쥐었다 폈다. 빠득거리는 가죽 비벼지는 소리가 퍼지는 걸 보아하니 꽤 세게 쥔 모양이지. 문고리를 돌린 카룬은 잠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더니, 이내 고개를 숙인 채로 문을 열었다. 고개 돌리지 않을 거야. 다정한 말 따위 뱉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카일...)
카엘리스, 죽이지 말라고 한 적 없어.
July 16, 2025 11:20PM카엘리스:
심리학
| 기준치: |
10/5/2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사용인들이 찾아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어쩐지 눈치를 보는 것 같네요. 카룬이라도 마주쳤나 싶고요.
저택의 홀과 거대한 앞 정원에는 사람들이 벌써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당신의 곁을 당연하게 지키고 선 카룬이 유지하는 침묵만이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기는 고요입니다.
몇몇 귀족들이 다가와 무어라 무어라 떠들어댑니다.
당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큰 소리로 말합니다.
July 16, 2025 11:23PM귀족:오랜만일세, 카엘리스! 자네가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경사로군!
그 집안은 예로부터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말이야. 남은 건 만사형통이겠어!
있는대로 아는 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들,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죠.
July 16, 2025 11:25PM카엘리스:하하⋯ 네, 축복을 빌어주시니 그저 송구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겉으로는 정중한 미소를 유지한 채 손을 건네며, 곁에 선 카룬을 힐긋 곁눈질해 바라본다.)
카룬은... 혼자 우뚝 서있습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요...
카룬을 보느라 주위를 둘러보면 초대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어라 대화하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July 16, 2025 11:27PM카엘리스: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러고보니 린튼 가에서 근래에 실종자들이 늘어났다며?”
“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운 때에…”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지. 그도 그럴게 결혼이잖나.”
대화를 듣고 있으면 카엘리스를 알아본 몇 사람이 웃으며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또 뭐라고 인사하려는 셈일까요.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을 놔줄 생각인 이가 단 한 명도 없나봅니다.
July 16, 2025 11:32PM귀족:카엘리스 씨, 결혼 축하드려요.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그 '린튼 가'랑 결혼을 하다니, 어쩜...
July 16, 2025 11:34PM카엘리스:(웃으며 악수한다.) 예, 그 '린튼 가'에서 근래에 사람들이 사라진다고요?
July 16, 2025 11:35PM귀족:... (네 말을 듣자 잠시 놀란 듯 눈이 동그래지더니, 이내 몸을 숙이고 작게 속삭였다.) 어떤 귀족이 경사스러운 파티에서 그런 말을 꺼낸 거람...! 그, 저도 들은 거라서 잘 모르긴 하는데... 결혼 소식이 발표된 이후 사람들이 실종된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공작가 님 때문은 아닐 거예요. 그저 '운'이 안 좋았을 뿐이겠죠.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 소식 하나 퍼졌다고 사람이 막 사라진다니요. (이내 부채로 입을 가리더니, 쉬쉬하려는 듯 입을 다물었다.)
아무튼,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공작가 님. 소문은 무시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July 16, 2025 11:41PM카엘리스:누군가 악의적으로 그런 소문을 흘렸을 리도 없을 테고⋯ 무시하고 지나치기엔 그리 가벼운 일도 아닌 듯합니다. 그래도⋯ 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내게도 연관된 집안이 되는 셈이니⋯ 나중에 조사해 봐야겠군. 그렇게 속내를 삼킨 채, 말 끝엔 부드러운 미소 지어 보인다.)
July 16, 2025 11:44PM귀족:가벼운 일이 아니긴 하지만, 이 세상이 마냥 깨끗하게 흘러가는 건 아니니까요. 맞아, 린튼 가 사람들이랑은 이야기해 보셨나요? 아까 저쪽에 있던 것 같은데. (홀 쪽을 가리켰다.) 얼굴 미리 봐두는 것도 좋지 않겠어요.
July 16, 2025 11:46PM카룬:...! (귀족의 말을 듣자마자 눈동자를 옆으로 돌린다...)
July 16, 2025 11:48PM카엘리스:방금 온지라⋯ 네, 얘기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고개 가볍게 숙여 인사하고는, 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카룬의 묘한 반응을 애써 모른 척하면서.)
문득 카엘리스는 린튼 가에 관한 소문을 떠올립니다. 가장 명예로운 집안! 황족과도 줄이 이어져있다 했던가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가문. 그러나 희한하게도 저들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개방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가문 구성원조차 전부 공개하지 않으니 말 다했죠.
다만 조금 미친 이들이 많다 했던가? 불미스러운 소문은 그 정도입니다.
곁에 선 카룬은 린튼 가를 보자마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July 16, 2025 11:49PM카룬:...... 인사, 하지 마.
인사하지 말고, 나랑... 나가자.
July 16, 2025 11:50PM카엘리스:⋯⋯?
애 같이 굴지 마.
July 16, 2025 11:50PM카룬:(네 겉옷 옷자락을 손으로 잡는다... 그러나 당기는 힘은 없다.)
July 16, 2025 11:52PM카엘리스:(질린 듯 하, 웃더니 발걸음을 그대로 옮긴다.) 네가 말했잖아, 무를 수 없으면 웃으면서 즐기라고.
July 16, 2025 11:53PM카룬:(입을 꾹... 다물더니, 이내 제 앞머리를 탈탈 털고 네 뒤를 따라간다.) 부러 보라고 그러는 거지, 엉...?
(하지만 더 할 말이 없다... 앓는 소리만 냈다.)
July 16, 2025 11:55PM카엘리스:⋯자꾸 이유 모를 소리 할래? 인사 드리는 건 당연한 거야.
July 16, 2025 11:55PM카룬:겨, 결혼해 본 적 없어서 몰랐어... (묘하게 풀이 죽었다.)
July 16, 2025 11:58PM카엘리스:결혼 안 한 우리집 꼬맹이도 알겠다. (왜 자꾸 신경 쓰이게 구는 건데? 제대로 내쳐내지도 못하게.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말에 반응하는 제 자신이 짜증난다.)
짜증 나는 카룬을 데리고 린튼 가에 인사를 하러 가기로 하였습니다.
장인 어른 될 분도 계시고, 린튼 가는 왕족과 연관된 집안이고… 잘 보여야하지 않겠어요. 이 모든 건 가문을 위한 일인데.
단단히 불편한 기색의 카룬이 결국 저 치들을 마주하는 것조차 질린다는 양 떠나면...
린튼 가 사람들이 모인 곳에 다가가면 그들은 반갑게 카엘리스를 맞이합니다.
July 16, 2025 11:59PM린튼 가:이게 누구야, 우리 새 가족 될 사람 아니야!
만나서 정말 반갑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총명하고 영특하게 생겼군.
July 17, 2025 12:01AM카엘리스:반갑습니다. 저 역시 평소 풍문으로만 접하던 바와 같이, 실로 용맹하시고 기품이 넘쳐흐르십니다. (하하.)
July 17, 2025 12:03AM린튼 가:그럼, 정말이지... 이 영광스러운 결혼을 축하하기 딱 좋은 날 아닌가. (샴페인 담긴 두 잔 중에 한 잔을 들더니, 네게 내밀며 말한다.) 건배라도 하자고.
July 17, 2025 12:05AM카엘리스:이미 많이 드신 거 같은데, 과음은 몸에 안 좋습니다. (웃으며 샴페인 잔 받아들고는, 잔을 가볍게 맞부딪힌다.) 그나저나, 제 부인될 사람이 보이질 않는군요?
July 17, 2025 12:07AM린튼 가:아, 그래. 모처럼인데 만나봐야지. 기다려 보게. 하퍼, 하퍼 린튼!
곧 부부 될 사람끼리 춤 한 번 춰야지 않겠어.
그렇게 나타난, 처음 마주하는 결혼 대상자는 썩 말끔하고 멀쩡한 생김새입니다. 정중하게 당신을 에스코트 하는 모습마저도 귀족답네요.
July 17, 2025 12:08AM하퍼 린튼:반가워요. 어쩜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작게 웃는다.)
July 17, 2025 12:11AM카엘리스:하퍼 씨⋯라고 불러도 되겠죠? 저도 반갑습니다. 소문보다 아름다우신 걸요.
July 17, 2025 12:12AM하퍼 린튼:아무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더니, 네 앞으로 다가와 손 끝을 제 손가락으로 엮으며 건드린다.) 춤 한 곡 같이 출까요, 우리.
July 17, 2025 12:16AM카엘리스:물론이죠. 춤은 잘 추시려나⋯. (네 손을 부드럽게 잡아 끌어오더니, 손 끝에 짧게 입 맞추고 웃는다.) 제 발은 밟지 말아주시죠.
July 17, 2025 12:18AM하퍼 린튼:어렸을 때부터 배운 게 사교였는데, 모를 리가. (손 끝에 입을 맞추면, 순간 엄지로 부드럽게 네 볼을 쓸며 손을 주욱 내렸다.) 혹여나 밟더라도 봐주실 거 다 알아요.
모든 이들의 주목 속에서 배우자 될 사람과 춤을 춥니다.
미끄러지듯, 물 흐르듯 부드러운 몸짓은 그가 오랫동안 교양을 배워온 사람임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모두가 이 순간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하퍼 린튼의 어깨 너머 정원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고요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카룬의 얼굴은…
무슨 표정인가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입매가 굳은 상태임은 확실합니다.
원하지 않음을, 이 순간을 바란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극렬히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하퍼 린튼을 빤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July 17, 2025 12:20AM하퍼 린튼:당신의 친구가 굉장히 당신을 아끼나 봐.
하지만 관리는 좀 해주셔야겠어요. 저게 사심이 섞인 거라면 저희 쪽은 썩 달갑지 못하니까.
그렇게 드러내는 웃음은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불쾌감이 문득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July 17, 2025 12:22AM카엘리스:⋯예? 그럴 리가요. 착각하신 겁니다. 친구도 아니고, 그저 일개 사용인일 뿐이죠. (최근에 싸웠다는 말은 구태여 할 필요는 없겠지.)
⋯신경 쓰이지 않게 하겠습니다.
July 17, 2025 12:24AM하퍼 린튼:응당 그래야 하지 않겠어요. (카룬 쪽으로 향하던 시선이 다시 카엘리스에게 향했다.)
타이밍 좋게 춤이 끝납니다.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곧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내일 부부가 될 사이인데 더 함께해주지도 않는다니.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July 17, 2025 12:25AM카엘리스:⋯⋯. (멀뚱히 뒷모습 바라본다.)
카룬은 어딜 갔나요? 아까 정원으로 향하던 것을 봤는데...
아마 본인이 관리하던 정원이었죠. 거긴 갑자기 왜?
당신은 카룬이 기다리는 정원으로 갈 수도, 혹은 그냥 돌아가거나 이 파티를 더 즐길 수도 있습니다.
July 17, 2025 12:26AM카엘리스:(아까, 표정이 좋지 않았었지. ⋯⋯. 잠깐만이다. 잠깐 뭐하나 얼굴만 보고 오는 거야.)
시끌벅적하던 파티홀 내부와는 상반되는 분위기입니다.
잘 가꾸어진 꽃밭은 시든 꽃 하나 없고, 잡초 하나 없이 깔끔합니다.
그 사이 존재하는 불청객은 바닥에 쪼그려 앉아 꽃으로 무얼 엮고 있습니다.
July 17, 2025 12:29AM카룬:(뒤돈 채로 소매 걷은 팔로 눈가를 벅벅 문지른다.)
시간은 밤 9시고 달은 보름달이네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 별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많습니다.
마침 홀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바뀌는 것 같네요.
July 17, 2025 12:31AM카엘리스:(심호흡 한 번 하더니, 네 등 뒤에서 인기척 낸다. 네가 먼저 알아차릴 수 있도록.)
July 17, 2025 12:34AM카룬:(인기척이 느껴지자 황급하게 무언가 엮던 것을 풀어버린다. 흐드러진 꽃잎이 이내 바람에 날리고, 빈 손을 허망하게 보더니 그대로 벌떡 일어난다.)
... 누, 누구십니까. (주먹 꽉 쥔 손으로 고갤 숙인다. 뒤돌지 않은 이유는, 지금 꼴을 보이기 싫어서 그런 걸까.)
July 17, 2025 12:39AM카엘리스:(흩날리는 꽃잎을 묵묵히 바라본다. 어째서 엮었다가, 다시금 풀어내는 걸까⋯. 답을 삼킨 채 조용히 걸음을 옮겨, 네 눈앞에 다다랐다. 한참을 응시하던 끝에 구순을 떼었다.)
⋯카룬, 울어?
July 17, 2025 12:43AM카룬:(익숙한 목소리에 놀란 듯 고개를 치켜들다가,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손 끝에서 볼품없이 흩날리는 노란 꽃잎 이후에 떨어지는 것은 손가락 한쪽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동그랗게 엮인 줄기뿐. 솔직하지 못한 사내가 답한다.)... 왜 울어? 내가. 이렇게 좋은 날에...
아까, 정말 잘 어울리더라. (붉게 물든 눈매가 초라하다. 딱 그 정도였던 남자는 아까와 다르게 한층 부드럽게 굴었다.)
July 17, 2025 12:54AM카엘리스:좋은 날이라고? ⋯아니잖아. 너만, 혼자 웃지 못하고 있더라. (발끝에 걸린 작은 꽃반지가 시선을 붙잡았다. 잠시 망설인 끝에 무릎을 꿇은 채로 그것을 조심스레 주워들었다.)
⋯나, 네가 미워서 다시는 말도 안 섞어야지⋯ 그렇게 다짐했는데, 네가 이렇게 굴면 내가 뭘 어쩔 수 있을까. (말끝을 떨구며 찌푸린 눈썹 사이로 스민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네 뺨에 손을 얹었다. 엄지손가락이 네 눈가를 조심스럽게 쓸고 지나간다.)
July 17, 2025 1:04AM카룬:네 행복이 내 행복이야. 그래야만 하잖아.
널 위해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잘 생각해 봐, 카일... (네가 반지를 주워 들자, 떨리는 손으로 그걸 잡아 짓누른다. 손가락을 올가미로 얽어맨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된 이상, 나는 이제 이런 꽃 따위로 엮은 반지조차도 네 손에 끼워줄 수가 없어. 알아?)
못 본 척 해. 날 동정하지 마. 짐승 주제에 사람처럼 군다고 힐난하라고... (뺨에 따듯한 감촉이 닿자, 네 손 위로 억누른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린다. 그리웠던 손길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했다. 제 두 손으로 뺨 위에 얹어진 손을 잡더니, 눈을 질끈 감고 그것을 내린다.) 얽혀봤자 하나도 좋을 게 없잖아...
July 17, 2025 1:23AM카엘리스:날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을 내뱉는 주제에, 왜 자꾸 날 밀어내는 건데? 그만해, 날 일부러 아프게 하지 마. 더는 상처 주지 말라고⋯. (제가 주워든 반지를 잡아 짓누르는 손끝조차, 냉정한 거절의 의지로 느껴져 가슴 깊은 곳이 울렁거렸다. 또⋯. 이런 기분은 이제 지긋지긋하다.)
네가 짐승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누구보다 내게 소중했던 ‘친구’였다는 것도 여전히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내가 어떻게 그래. 널 미워하고 싶지 않아. (왜 울어, 카룬? 나는 네 모든 걸 꿰뚫고 있다고, 그 누구보다 널 잘 안다고 믿어왔는데⋯ 정작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걸, 뒤늦게 깨달아버려. 제 손위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면, 그 미미한 감촉 하나에 가슴께가 조용히, 그러나 잔잔히 저려왔다. 네가 제 손을 잡아 내리면, 반대 손으로 다시금 네 뺨을 부드럽게 쓸었다.)
July 17, 2025 1:38AM카룬:나랑 네가 너무 붙어있으면 다들 안 좋게 볼게 분명해. 나 같은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귀족들도 있으니까. 특히, 너랑 결혼하는 가문의 사람들은 더더욱. (노란 국화 꽃잎 한 장이 짓누른 손가락 사이에서 마지막으로 흩날렸다. 이 행동의 어떠한 미련도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 거야.)
친구... (그 말을 오랫동안 곱씹는다. 네가 한번 더 손을 올려 부드럽게 쓸면, 그때는 더 이상 거부하지 못한 채 고개를 네 손바닥으로 꺾으며 눈물을 투둑 흘렸다.) 네가 이럴수록 나는 더 비참해져. 그리고 마침내 너도 비참해지겠지. 그러니까... (붉은 눈동자에서 새어 나오는 건 피눈물 대신 투명한 액체. 가지 마, 카엘리스. 난 널... 네 손을 옅게 떨리는 손으로 붙잡더니, 네가 그 사람에게 그랬던 것처럼 손 끝에 입을 맞추었다. 격식 따위 없는 초라한 입맞춤이다.) 날 위해서라도 물러나 줘...
July 17, 2025 2:00AM카엘리스:왜 그런 걸 신경 쓰는 건데? 네가 뭐라고 다들 너한테 신경을 곤두세운단 말이야⋯. 사람들은 널 고작해야 사용인 정도로밖에 보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타인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면 지금껏 해왔던 대로 행동하면 되잖아. 사람들 앞에선 형식적으로 대하고⋯ 우리 둘만 있을 땐, 예전처럼 사적으로 굴면 되는 거잖아.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이유를 말해. 결혼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응? 아니면⋯ 이제 더는 예전처럼 같이 지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래? (네가 눈물을 뚝뚝 흘려내리자, 복받친 감정이 다급하게 말끝을 밀어올리고, 목소리는 다그치듯 조급하게 터져 나온다. 네가 무너질까 두려워, 온몸이 본능처럼 반응했다. 널 감싸 안고 싶은 충동에 무릎을 서서히 움직여 조심스레 너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찰나, 제 손끝에 서툴게 입 맞추고 행위에 숨이 턱 막힌 듯 굳어버렸다. 그리고 문득 스치는 터무니 없는 생각.) 카룬, 너 설마⋯.
July 17, 2025 2:21AM카룬:미안해, 그럴 일은 없을 거야. 평범한 사용인으로 남기에는 너무 많은 일을 저질렀어... (단호한 말과 다르게 말투는 기가 죽은 말투다. 욕심을 부리게 된단 말이야. 둘만 남게 되면, 감히 주제도 모르고 네게 다가가게 돼. 나도 이제 내가 무얼 뱉어낼지 모르겠어. 문득 자신이 수도 없이 짓씹었던 네 목덜미로 시선이 갔다.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전부 다야, 전부 다. 카일, 나는 지금 이 상황이 싫어. 앞으로 계속 널 지켜본다고 한들 더 좋아질 것 같지도 않아. (나는 안 되는 거야? 이 말은 헛숨으로 삼키고야 만다. 떨리는 동공으로 굳은 너를 마주하고 만 카룬은, 궁지에 물린 쥐새끼처럼 다가온 만큼 뒤로 천천히 물러나기 시작했다. 후둑 떨어지는 눈물이 주체할 수 없어지자, 결국 네 손을 붙잡고 제 속마음을 고한다. 고해는- 사랑을 속삭이는 고백보다 훨씬 쉬웠기에.) 카일-
한숨마저 흔들리고 있는 카룬이 너무나 간절하게 말합니다.
July 17, 2025 2:22AM카룬:
결혼하지 마. … 결혼하지 말아줘.
제발...
그냥 내 옆에 있어. 정말이지 이토록 절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나?
July 17, 2025 2:23AM카룬:내 곁에 있으면 되잖아. 한 번만이라도. 단 한순간이라도…
그런 매달림 끝에서야 카룬은 조용히 당신을 놔줍니다. 이성을 차린 듯한 태도와 함께 먼저 등을 돌려 도망치듯 사라지는 게 아닌가요.
결국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 사이 이상하게도 카룬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진심으로 보이네요. 본인의 의사가 조금도 담기지 않은 정략혼인데도 말인가요?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여전히 카룬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전날 밤 그런 말을 했대도 인사는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도착한 식장, 그러니까 린튼 가의 대저택의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묘하게 풍기는 기묘한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 속,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결혼식을 할 곳인데 이렇게 장례식 같을 일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러움을 깨닫습니다.
유난히 사람들의 말이 뒤섞이는 가운데, 묘한 한 단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소란스러운 장소로 다가가면 린튼 가의 부인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마주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 하퍼의 시체입니다.
July 17, 2025 2:29AM카엘리스: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경찰들이 분주하게 현장을 검거하는 가운데 바로 그 경찰에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July 17, 2025 2:31AM카엘리스:⋯⋯. (눈앞의 상황이 마치 비현실처럼 느껴져, 감각이 뿌옇게 흐려졌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는 가운데, 가장 가까이에 있던 경찰관에게 발걸음을 옮겨 다가섰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말을 걸면 경찰은 카엘리스가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동정의 시선을 건넵니다.
그리고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July 17, 2025 2:32AM경찰:사인은
과다출혈입니다.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이 비명을 듣고 뛰어왔을 때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더군요.
목, 그것도 급소에 여러 번 깊게 박혔으니 빼도박도 못하고 살인 사건이라 할 수밖에요.
경사로운 결혼식 날 이런 일을 겪게 되심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July 17, 2025 2:35AM카엘리스:⋯⋯.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것도 같았지만, 주위의 시선을 신경 써 애써 입꼬리를 틀어 막아 감춘다.) 용의자는⋯ 있습니까?
July 17, 2025 2:36AM경찰:...... (침묵한다.) 있긴 합니다만, 조금 진정이 되신다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살인 현장을 둘러봄이 가능합니다. 비록 경찰과 린튼 가의 사람들이 있지만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새 가족이 충격에 점철된 낯으로 조금 살핀다 하여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겁니다.
현장은 1층 응접실로, 카펫 위에는 쓰러진 하퍼 린튼-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의 시체가 있습니다.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린튼의 시체, 카펫, 열려있는 창문과 장식장] 정도입니다.
July 17, 2025 2:37AM카엘리스:예, 그럼⋯. (린튼의 시체로 시선이 옮겨간다.)
칼로 찔린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눈도 감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죽이려는 셈이었던 듯 목에 가득 피가 흐르는 것이 정확히 급소를 노린 모양입니다.
린튼의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July 17, 2025 2:38AM카엘리스:
은밀행동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보면 찢어진 쪽지입니다. 쪽지를 펼칠 경우 거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마주합니다. 이건 도대체 뭘까요? 난데없이 왜 거미?
July 17, 2025 2:40AM카엘리스:(경찰한테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일단 주머니에 챙겨 넣고는, 카펫을 살핀다.)
카펫은 핏자국으로 너덜합니다. 그 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딱 봐도 고급 재질, 비싼 카펫 같은데. 관리도 어려울 것이 피로 적셔지다니 이 방면에서도 난감한 일이군요.
July 17, 2025 2:41AM카엘리스: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얼마나 강하게 찔러넣었으면 칼날이 부서질까요.
July 17, 2025 2:43AM카엘리스:(⋯사람이 아닌 거 아니야? 열려 있는 창문과 장식장 쪽으로 간다.)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살피면, 창가에 신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어쩐지 익숙한 크기입니다. 저 신발 자국도요.
문득 바라본 장식장은 한쪽 문이 미미하게 열린 채입니다.
열린 틈 바로 앞에 존재하는 것은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 입니다만… 뭘까요?
유독 큰 액자 안 사진이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July 17, 2025 2:46AM카엘리스:(살펴볼 건 다 본 거 같고⋯. 액자 챙겨서 경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July 17, 2025 2:46AM경찰:... 무슨 일이십니까?
July 17, 2025 2:48AM카엘리스:저기 장식장이 열려 있던데, 여기에만 사진이 빠져 있어서요. 범인이 빼간 건 아닐까 싶습니다. (뭔가 아는 게 있냐는 듯 묻는다.)
July 17, 2025 2:48AM경찰:아, 그 사진 말입니까. 그건 린튼 가문의 사진입니다. 이곳에 없는 사촌 분들까지 모두 모여 찍은 사진이죠.
그나저나, 범인이 그걸 챙겨 갈 이유가 있을까요...? (골똘이 생각하다 수첩에 사각사각 현장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July 17, 2025 2:50AM카엘리스:그러게나 말입니다. (아까 챙긴 쪽지에 대한 얘기도 해야 할까⋯ 주머니 안에 손 넣고 꼼지락거린다.)
그래서, 용의자는요?
이 망한 결혼식날 당신을 집에 귀가시키기 위해 하인들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코앞에 도달한 경찰이 신중하게 묻습니다.
July 17, 2025 2:51AM경찰:... 혹시 카룬 씨를 아십니까?
그 집의 고용인이라 들었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사용인들이 말하는군요.
그런데 오늘 하루 종일 보이지 않았다면서요? 결혼식을 대놓고 못마땅하게 여겼고.
관리자가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인영에 대한 인상착의를 묻고 다니니 모두 카룬 씨와 비슷하다 증언하길래 말입니다. 혹 오늘 카룬 씨가 이 시각에 어디에 있었는지 아십니까?
July 17, 2025 2:55AM카엘리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름이 입에 오르자, 말문이 막힌 채 침묵으로 동요를 대신 드러냈다. 머릿속이 복잡하게 뒤엉켰고, 심장이 미묘하게 조여들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나는 살인을 두둔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카룬이라면, 저와 함께 있었습니다.
July 17, 2025 2:58AM경찰:같... 이요. (수첩에 무언가 적는 손놀림이 빨라졌다.) 그렇다면, 함께 무얼 했으며 이후에 어디로 움직였습니까? 그... 아무래도, 용의자라 동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말입니다.
July 17, 2025 3:03AM카엘리스:평소처럼 저와 함께 움직였습니다. 아침에는, 저와 함께⋯. 저택에 도착하기 직전에 볼 일을 보러 간다며 헤어졌고요. 자세한 건 공작가 사용인들이 알 겁니다. (본인이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 건지, 자각도 않은 채 무기질적인 표정으로 그럴싸한 말을 지어내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여전히, 하얗게 안개가 낀 것 같다.)
July 17, 2025 3:05AM경찰:... 그렇습니까. (이내 필기하던 손이 멈추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을 내렸다.)
경찰은 심히 미심쩍은 표정으로 일단 수긍하고 돌아섭니다.
아무래도 당신의 집까지 함께할 예정인 모양이네요. 카룬을 찾기 위함이 분명합니다.
찜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그러나 어쨌든 확실한 사실은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바닥으로 추락함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귀가하는 마차가 준비되는 가운데, 하퍼 린튼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있다 당신을 응시하는 게 느껴집니다. 무어라 위로의 한 마디라도 전함이 좋을까요?
July 17, 2025 3:08AM카엘리스:⋯따님 분 일은, 진정으로 유감입니다.
카엘리스가 무어라 말을 해도 그들은 카엘리스만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습니다.
어쩐지 그 태도가 다소 기형적이라 느껴질 지경입니다...
July 17, 2025 3:10AM카엘리스:⋯⋯괜찮으십니까? (형식적인 말. 괜찮을 리가 있겠나.)
July 17, 2025 3:10AM린튼 가:... ... ... (흐린 눈으로 카엘리스를 응시한다. 눈 밑이 거뭇하고, 낯빛이 창백하다.)
July 17, 2025 3:11AM카엘리스:저기⋯ 몸이 좋지 않으신 거 같은데, 누군가 좀 챙겨주십시오.
그 말에 린튼 가의 하인들이 와서 둘을 모셔갑니다.
이만 자리를 뜨고자 하여 린튼 가의 저택을 나설 경우,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린튼 가 저택 한구석에 있는 풀숲 속.
July 17, 2025 3:13AM카엘리스:(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풀숲 쪽으로 슬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긴다.)
하얗고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당신을 응시하다 사라짐을 발견합니다.
July 17, 2025 3:14AM카엘리스:⋯? (소름 끼쳐⋯. 팔을 벅벅 매만진다.)
돌아온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July 17, 2025 3:17AM카엘리스:(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그야, 어제 처음 본 사람이 죽었을 뿐인 일이니까. 그보다는⋯) 카룬,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괜찮든, 괜찮지 않든, 지금 이 상황에서 카룬이 미심쩍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장 경찰이 한 말만 봐도 말이에요.
카룬과 닮은 사람이겠거니 하려 해도 여러모로 찝찝한 구석이 많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설마, 카룬이? 그렇게 극단적인 성격이었나?
일단 두 사람은 아주 오래 알아온 사이잖아요? 고민해봅시다.
July 17, 2025 3:19AM카엘리스:카룬이⋯ 사람을 죽였을 리가 없어. 그럴 담력은 없단 말이야. (의심을 부정하듯 중얼거리며, 불안에 잠식된 듯 손톱을 신경질적으로 잘게 물어뜯는다.)
방에 들어가 잠시 쉬고 있는 가운데 창밖으로부터 카룬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인과 제 가족이 뛰어나가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July 17, 2025 3:20AM카룬:... 무슨 일이십니까? 심부름 다녀오던 사이에.
카룬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심부름을 다녀왔다고 답하는 게 시야에 잡힙니다.
July 17, 2025 3:21AM카엘리스: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문득 창문 너머로 카룬과 눈이 마주친 듯합니다.
당신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띠었던가요. 속을 알 수 없는 저 분위기……
July 17, 2025 3:23AM카엘리스:(시선이 마주치면, 저도 모르게 창 옆 벽에 몸을 숨겼다. ⋯왜?)
July 17, 2025 3:25AM카엘리스:(일단은, 어찌 된 영문인지 알아봐야지. 겉옷을 챙겨 방 문을 나섰다.)
카룬이 있는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카룬의 모습이 보입니다.
July 17, 2025 3:26AM카룬:시내에 주문받은 물건을 사러 나갔고, 그 위치는 린튼 저택과 정반대에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나서서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유감이군요.
물건을 산 영수증과 구매한 상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우자 의심스러운 낯을 하고 입구를 지키던 경찰 몇이 결국 수긍하곤 철수합니다.
아, 경찰 한 명은 잠시 고개를 돌려 당신을 봤을지도 모르죠.
당신에게 카룬에 대해 물은 그 경찰 말입니다.
그도 결국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채 자리를 떠납니다.
그럼 그렇죠. 카룬이 사람을 죽일 리 없잖아요. 그것도 단지 당신이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당신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카룬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카룬은 언제나와 같습니다. 평상시 짓던 그 표정입니다. 다를 바 하나 없어요.
카룬은 가진 짐을 잠시 두고 보다 확실히 자신에 대해 변호하기 위해 자리를 뜹니다. 그 사이의 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July 17, 2025 3:28AM카엘리스:(카룬이 두고 간 짐을 뒤져 본다.)
짐가방 안에는 심부름과 무관해보이는 신문이 한 장 들어있습니다.
이제 내일 신문에는 하퍼 린튼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July 17, 2025 3:30AM카엘리스:
자료조사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일정 페이지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적혀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명단을 보면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July 17, 2025 3:31AM카룬:... 도련님, 괜찮습니까? (문을 열고 돌아와 네 상태를 살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네 얼굴을 살폈다. 신문을 들고 있든 말든 그건 알 바가 아니라는 듯이.)
July 17, 2025 3:34AM카엘리스:⋯그러게, 안타까운 일이지. (제삼자의 일을 얘기하듯 적당히 받아쳤다. 적어도 너에게 있어서는 그리 안타까운 일은 아니잖아.)
July 17, 2025 3:35AM카룬:(제 입을 검은 장갑 낀 손으로 가리곤 네게 가까이 다가왔다. 자연스레 허리를 숙여 평온히 속삭이는 꼴이 음험하기도 했나.)... 도련님, 방까지 데려다 드릴까요.
모시는 건 제 관할이니까요.
July 17, 2025 3:37AM카엘리스:⋯응, 너와 단둘이 나눌 얘기도 있고 말이야. (어쩐지 꺼림직한 기분도 들긴 했으나⋯ 가볍게 승낙한다.)
July 17, 2025 3:38AM카룬:네, 아무렴요. (한 손을 뒤로 물리더니, 다른 손을 네게 잡으라는 듯 내민다.)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드실 텐데.
July 17, 2025 3:41AM카엘리스:⋯뭔 소리야, 그렇게 허약하지도 않아. (약혼녀가 살해당한 충격으로 심신이 약해졌다고 오해한 걸까. 괜스레 신경이 곤두서 대충 네 손을 툭, 쳐낸다.)
카엘리스의 방으로 향하고, 카룬이 마지막으로 방문을 닫습니다.
July 17, 2025 3:42AM카룬:... 너, 경찰한테... 뭔 말했냐.
자꾸 내 말이랑 네 말이 다르다고 한 명이 난리를 치잖냐. (뒷목을 쓸며 벽에 기대더니, 팔짱을 끼곤 고개를 까딱였다.)
July 17, 2025 3:44AM카엘리스:다르면 뭐 어때. 넌 결백하잖아.
안 그래?
July 17, 2025 3:44AM카룬:그럼, 결백하지. 너 말이야...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
결혼식이 망한 건 아쉽게 됐어.
July 17, 2025 3:45AM카엘리스:난 네가 진짜 죽인 줄 알고⋯ 감싸 주려고 했거든? (말 끝을 흐린다. 역시 확신은 못 하겠어서.)
아쉽기는, 어제 울면서 결혼하지 말라고 했잖아.
July 17, 2025 3:46AM카룬:그런 적 없어. (제 앞머리를 탈탈 털더니, 네 쪽으로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며 묻는다.)
너도 내가 의심 돼?
July 17, 2025 3:49AM카엘리스: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데⋯. (손끝으로 느껴지던 감촉도.) 의심 안 될 리가 있겠냐. 다들 네가 용의자라잖아. 너랑 비슷한 사람을 봤대. 그리고, 발 크기도⋯
하아.
July 17, 2025 3:53AM카룬:생생하게 떠오르더라도 잊으란 거야. 그건... (그저 일방적인 고해였을 뿐이었으니까. 이어지는 여러 증언에 고개를 잠시 숙인다.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눈을 가려왔다.) 넌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 적어도 지금은. (자연스레 네 겉옷을 벗겨주다가도, 부자연스러운 시선이 목덜미에 꽂힌다.)... 배고파.
July 17, 2025 3:57AM카엘리스:그걸 어떻게 잊냐? 너 말이야, 지금 이렇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구는 거 역겨워. (
그 사람이 죽어서 돌아온 평화인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어딘가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배고프면 밥이나 처먹어. 나도 밥 못 먹어서 배고파.
July 17, 2025 4:02AM카룬:내가 역겨워? 내 머릿속을 파헤치면 더 역겨워서 몸부림칠 텐데. 아무렴 좋아. 역겹다고 하든, 죽어버리라고 하든...
이대로면 충분하다고... (네 속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카룬은 집요하게 '현재'를 강조한다.) 밥으로는 안 될 것 같아. (자연스럽게 타고 올라오는 흡혈 욕구를 지워냈다. 그리 말하곤 자연스레 바닥에 앉더니, 너를 올려다보며 웅얼거린다.) 너는 챙겨. 난 여기서 기다릴게.
July 17, 2025 4:09AM카엘리스:너, 역겹다고 자랑이라도 하는 거야? 까불지 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마치 '예전의 카룬'이 돌아온 줄 알고 덜컥 기뻐했던 자신이 한없이 우습고 어리석게 느껴졌다. 역시, 짜증 나⋯. 그런 생각을 삼킨 채, 바닥에 주저앉는 꼴을 보곤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러고는 조용히, 목에 감겨 있던 붕대를 천천히 풀어낸다.)
너⋯ 마지막으로 마신 지 꽤 됐지.
July 17, 2025 4:14AM카룬:자랑하는 건 아니지. 왜, 죽이지 못해 살려두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길 바라는데. (소란스러운 일이 생기든, 무슨 일이 있든 카룬의 시선은 늘 네게 향해있었다. 사용인들도 슬슬 피하는 집념에 물들어가던 사내가 유일하게 예전과 같던 눈으로 응시하던 사람은 당신뿐이었을 것이다. 네가 목에 감긴 붕대를 천천히 풀어내자, 이내 제 손으로 바닥을 짚고 당황한 듯 뚫어지게 목을 응시했다.)... 아, 안 먹을 거야.
선 그은 주제에 목덜미 물어뜯으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거잖아. 넌 내가 그것도 못 참는 얼간이인 줄 아냐?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울려 퍼졌던가...)
July 17, 2025 4:27AM카엘리스:⋯⋯. 너, 너 말이야. 제발 그 입 다물어. 그런 소리 내뱉을 거라면, 아예 입에 풀칠이라도 해놓고 살아. 아니다, 그냥 그 발칙한 혀를 뽑아야 할까⋯. (말끝을 독하게 맺으며, 성큼 다가서 네 얼굴을 한 손으로 꾹 눌러 감싸 쥔다. 혀끝을 짓누르는 듯한 분노가 손끝에 실렸다. 짜증 나, 짜증 나⋯ 도무지 봐줄 수 없는 낯짝이다. 찢어버리고 싶을 만큼, 역겹도록 짜증 나는 얼굴. 그래도⋯) 우리 원점으로 돌아간 거 아니었어? 네가 원하는 대로, 결혼 상대는 이제 존재하지 않아. 그리고 나, 너도 잘 알겠지만⋯ 자존심 하나로 버텨온 놈이야. 그러니까, 거절당하는 건 질색이거든. (말을 삼키듯 조심스레 고개 기울인다. 그리고는 살짝, 목덜미의 옷깃을 젖히며 붉은 눈동자 속을 깊이 응망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을게. ⋯정말, 나 따윈 필요 없는 거야?
July 17, 2025 4:38AM카룬:네가 한 말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뿐인데... 혀는 뽑을 수 있고? 네가 그러지 못할 걸 잘 알고 있어. 어릴 때부터 봤으니ㄲ... 으극. (한마디 지지 않겠다는 듯 뱉어내는 말은 무언가 꾹꾹 눌러 담긴 듯 온갖 감정이 가득했다. 손이 제 얼굴을 덮자, 눈을 질끈 감고 당황하듯 손을 옴짝달싹 못했다. 이내 네 양손을 움켜잡고 변명하듯 중얼거린다.) 모든 일이 결혼 상대 하나 사라지는 걸로 해결된다면, 내가 이렇게 굴지는 않았을 거다. 세상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건... 공작가의 개로 살아온 너 또한 잘 알고 있을 텐데. (네가 목덜미의 옷깃을 젖히면, 순간 동공이 작아진다. 이후 사냥감을 낚아채듯 순식간에 널 잡아 침대로 던지듯 밀어 넣더니, 올라타 금세 목을 물어뜯을 듯 송곳니를 살 드러낸 채 히죽 웃는 게 아닌가.)
... "필요 없냐"라. 하하... 어떨 것 같아? (대답을 상대방에게 맡기는 것은 사내의 나쁜 버릇. 대답할 틈도 없이 목덜미에 다소 거칠게-평소보다 아프게- 송곳니를 박아 넣는다. 못 참겠어.)
July 17, 2025 5:04AM카엘리스:닥쳐, 닥쳐. 내 말에 토 달지 마. 넌 내 하인이잖아.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너야말로 깊게 생각하지 마. 그냥 나한테 예전처럼 굴어줘. 이게 그렇게 어려워? (명령처럼 들렸지만, 실은 제 속내를 애써 짓눌러 억지로 토해낸 혼잣말에 가깝다. 네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예상 하에 있었고, 그 답을 들으면 또다시 속이 꼬이고 뒤틀려버리고 말 테니까. 얼굴을 누르던 손이 네 손에 잡히는 순간, 힘없이 아래로 떨어뜨렸다. "공작가의 개라니. 뚫린 입이라고 막 놀리지 마." 그렇게 덧붙이며 널 흘겨본다.)
(침대 위로 거의 내던져지듯 밀려든 채, 마치 짐승처럼 본능을 드러낸 네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곧이어, 평소보다 명백히 거친 날 선 감각이 피부 아래로 맥을 짚듯 파고든다.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지만, 그 모든 감각을 억누르기엔 역부족. 잇새로 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읏⋯. 넌 내가 필요하잖아. 그렇다고, 말해⋯.
July 17, 2025 5:23AM카룬:친구야, 하인이야? 예전처럼 구는 건 어떻게 해. 몰라, 도련님 카엘리스의 명령은 수행하겠지만... 카일의 명령은 어려워. (아무리 귀족인 양 예의 차리듯 굴더라도, 역시 이런 모습이 내가 알던 너와 더 비슷해. 그러니 앞으로도 자주 이렇게 굴어주면 안 돼? 좋으면 좋다고 하고, 싫으면 싫다고 하고. 내 앞이 아니더라도, 내가 없더라도 그렇게 굴어줘. 네 말에는 "내 혀가 뽑히는 순간엔 고려해 볼게." 하고 받아쳤다.)
아하하... 단 냄새. 카일, 좋은 냄새 나. (목덜미에 또다시 입질 한 주제에 느긋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잇새로 새어 나오는 소리에 답이라도 하듯, 핏물이 방울진 부근을 두어 번 야릇하게 핥다 입을 묻는다. 그러다 상체를 한번 치켜들어 몽롱한 눈으로 널 내려다보더니, 뭐가 그리 좋은지 작게 웃음을 흘린다.) 네가 필요해. 네 모든 것을 원해...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잘도 답하더니, 다시 한번 집요하게 밀착해 목을 문다. 한 손은 네 손 사이를 검은 뱀처럼 엮어 깍지를 껴가며...)
July 17, 2025 9:01PM카엘리스:넌⋯ 하인이기 이전에,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 지금껏 나한테 억지로 맞춰왔다는 말은 하지 말아 줘. 나를 위한다면서, 나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면서 곧 떠날 사람처럼 굴지 마. (뒤엉킨 시트 틈새, 비틀듯 조여든 손끝이 네 손과 엮이며 무기력하게 제압당한다. 한차례 물러간 고통, 다시금 예고 없이 덮쳐오자, 손끝을 세워 네 팔을 쥐어뜯는다.
내 전부를 원한다고? 웃기지 마. 비슷한 문장이, 목덜미 아래로 느껴지는 이빨의 감각에 삼켜지지 못한 채 목울대 끝에서만 맴돌다 흐릿하게 흩어진다. 너의 죄마저 품어줄 정도로 널 놓을 수 없는 아둔한 내가, 어찌 거부할 수 있을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나도, 네가 필요해⋯. (이 짐승 새끼. 키워주고, 먹여줬더니 이런 식으로 날 배반해? 말을 고르고 골라, 제 속내와는 다른 말이 튀어나온다. 팔을 움켜쥐던 손 치워 가슴팍 밀어내지만, 차라리 이렇게 구는 편이⋯ 거절당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이제 그만.
July 17, 2025 9:28PM카룬:곧 떠날 사람처럼이라니...... (네 말에 잔잔히 일렁이던 동공이 크게 요동쳤다. 카엘리스, 나는 네가 필요했어. 너만 필요했어... 모르겠어? 제 아픈 구석을 파헤치면서, 괴물이라고 힐난하는 대신 피 한 방울 입에 밀어 넣으며 '친구'라고 운운하는 네가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 정말- 아직도 모르냔 말이야. 짐승 가죽 뒤집어쓴 손이 어떠한 온기도 전하지 못한 채 네 손을 더욱 옭아맨다. 사람 탈 뒤집어쓰고 짐승처럼 구는 저와는 다르지. 그러던 와중, 팔을 쥐어뜯는 희미한 감각이 느껴졌다. 평소라면 물러났겠지.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같잖은 변명 하나를 던졌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럼... 지금은, 나랑 어울려줄 수 있는 거잖아... (한 떨기 욕심이 결국 세 치 혀 놀리며 새어나간다. 약혼자 있던 공작가의 도련님을, 고작 배운 것 없는 멍청한 나 따위가 붙어먹어도 되는 건가? 그러면 안 돼. 카룬, 정신 차려. 아니... 못 차리겠어...) 싫어...... 카엘리스. 카일, 왜 나만 늘 양보해야 돼? 왜 난 멀리서 지켜보기만 해야 하냐고... 지금은 그럴 수 있는 거잖아. 내 곁에 있어줄 수 있는 거잖아. (목덜미를 핥던 사내가 얼굴을 돌리더니, 밀어내는 만큼 가까이 붙으며 울렁거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시트를 지탱하던 한 다리는 네 다리 사이로 슬 끼워대며...)
도련님, 제 배반을 용서해 주세요. (그리 말하더니, 상체를 숙여 서툴게 입을 맞춘다. 거절하지 말아줘. 날 사랑해줘...)
July 17, 2025 10:29PM카엘리스:양보라니, 내가 꼭 네 것인 것처럼 말하지 마. 언제까지든 곁을 지킬 테니, 네가 나를 밀어내지만 않는다면 그걸로 충분해. 그러니까⋯ (따가운 자국 남긴 이빨의 흔적이 아직도 짙게 아린다. 환부를 끈질기게 핥는 네 행위가 끝나 잠시 숨을 돌리고 있자니, 제 다리 사이 파고드는 네 다리를 보며 저항의 뜻 담은 시선을 보냈지만, 소용없었다. 네 눈만 봐도 알 수 있다. 평소답지 않다. 피 맛으로 자극된 짐승은 억제란 굴레 벗어던지고, 흐릿해진 이성 너머로 숨겨왔던 본성을 끄집어냈고, 꺼림칙할 만큼 선명한 감각이 목덜미를 따라 서늘하게 기어올랐다.)
뭐? 자, 잠깐, 뭘 하려고⋯읍.
(네가 저에게 흑심을 품었으리라는 감은 들었으나, 제 눈앞에 그것이 닥치기 전까지는 도무지 확신할 수 없었다.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늘 자신에게 냉엄했다. 네가 입을 맞추면, 소리가 겨우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틀어막히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비릿한 혈향이 거칠게 확 밀려든다. 지금껏 애써 감정을 억눌러온 탓인지, 금세 눈앞이 희부옇게 변모하더니, 눈을 감는 동시에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액체가 귀를 스쳐 지난다. 밀쳐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그러지 않았다. ⋯네가 또다시 나와의 경계를 긋는다면 어쩌지? 하는 불안에 사로잡혀, 네 행동을 억지로 수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는가. 금방 질려 끝나길 바라며 마음의 창을 닫은 채로 미동도 않는 주제에, 네가 옭아맨 손만큼은 꽉 쥐었다. 그것이 마치 유일무이한 동아줄인 양.)
July 17, 2025 11:04PM카룬:왜? 너는 늘 나에게 "넌 내 거야"따위의 말을 했잖아. 그런데 왜 나는 안 돼? 네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 이끌든, '어쩔 수 없다'라는 이유 따위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랑 결혼을 결심하든... "도망가자" 한 마디 못하는 내 심정을 알긴 하는 거야? 하하... 모른다고 해... (항의 뜻이 담긴 명확한 시선은 피눈물 배어 나오는 새빨간 동공에 막혀 저릿하게 녹아들었다. 네 시선과 행동, 손목을 세게 움켜쥘 때마다 반사적으로 얕게 까딱거리는 손가락... 마지막으로 녹색 눈동자 사이에 서려있는 내 모습. 그래, 이게 맞는 거잖아...)
소리 내지 마. 밖에 새어나가면 곤란해지잖아. 그렇죠, 도련님. (한 번 짧게 입을 맞추다가 내 눈에서 흘러내리는 투명한 액체를 본다. 네 눈에서 다시는 눈물 날 일 없게 만들려고 했는데, 결국 난 또 이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아. 사랑하면 아껴주고, 좋아하면 지켜줘야 하는데, 그럴수록 마음이 아려와 너와 멀어지려고 애를 써.) 왜 밀어내지 않는 거야... (송곳니로 제 손 감싼 장갑 물어 벗더니, 그제야 드러난 흉터투성이 손으로 네 볼을 부드럽게 감쌌다. 엄지로 눈물을 살살 쓸어 부드럽게 훑더니, 다시 한번 잘게 입을 맞춘다. 사람 피 머금은 짐승의 혀는 이내 모자라다는 듯 입안을 비집고 들어가 축축한 살덩이를 어색하게 옭아매더니, 미동도 않는 네가 우습다는 듯 더욱 집요하게 입속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과분할 정도로 기분 좋아. 사랑하는 사람을 범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면 이후 네가 나를 더 증오할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자연스레 제 셔츠의 단추를 두어 개 툭 풀자 드러난 흐릿한 목의 흉터가 그날따라 아려오는 기분이었다.) 기분 좋게 해줄게...
July 17, 2025 11:55PM카엘리스:왜 밀어내지 않는 거냐니, 너도 알잖아. 이용하고 있는 거 아니야? 나, 나는⋯. (널 잃는 것이 두려워. 네가 날 거부하는 것이 두렵단 말이야. 이제는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제 어린 시절부터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곁을 지켜온 네가⋯ 장차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그마저도 아니라면, 아예 내 곁에서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두려워 미쳐버릴 것만 같다. 살면서 무서운 것 하나 없었는데도 말이다. 장갑을 물어 벗으며 흉터로 뒤덮인 손으로 제 뺨을 감싸오는 그 손길이, 살갗 아래로 느껴지는 울퉁불퉁한 감촉이 묘하게 따뜻하면서도 동시에 설명하기 힘든 이물감을 자아냈다.) 너, 언제부터 이랬- (네가 다시금 입을 맞춰 제가 내뱉는 소리는 속절없이 막힌다. 말을 할 틈도 주지 않고 제 입안을 마구 헤집는 짐승 탓에, 혀끝에는 진한 쇠맛이 아렸다. 잠자코 있으면 곧 흥미를 잃고 떨어질 거란 얕은 계산은 철저히 빗나갔다. 다시 한번 강하게 네 가슴팍을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밀어낸다. 네 아래에서 벗어나 침대 끝으로 몸을 뉘며 도망친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그 시선엔, 혐오와 경멸이 뒤섞여 있다. 떨리는 손끝으로 입가를 소매에 거칠게 문질러 닦았다.)
씨, 필요 없어⋯. 그런 거 필요 없다고⋯ (이미 밀어낸 몸이면서도 단호한 거절조차 못 하는 자신이 끔찍했다. 네게 향한 분노가 아닌, 그런 자신에게조차 분노가 치민다. 경멸을 품고 바라보던 눈빛은 어느새 연민으로 변모해 물기를 머금더니, 고개를 떨구고 이내 투둑. 눈물이 시트를 적신다.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 나온 듯 흐느끼며 제 무릎을 끌어안았다.)
July 18, 2025 12:25AM카룬:이용...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심장이 턱 내려앉는 말이었다. 검을 잡아 휘두르고, 카룬이라는 이름이 아닌 공작가의 기사 따위로 남아도 괜찮다고 생각한 이유는 너뿐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입을 꾹 다물더니, 이내 가리지 못한 허망한 표정으로 멍하니 너를 보았다. 심장이 여러 갈래로 찢기는 기분이 들어 제 가슴을 움켜잡더니, 깊은숨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필요... 없어...? (가슴팍이 밀쳐지자 녹진하게 피로 물든 눈동자의 잡념이 사라지고, 네 경멸 어린 시선이 닿자 욕심으로 물들어 사람을 탐하던 짐승의 심장에 비수가 꽂혔다. 결국 나 또한 화살 맞아 맥을 못 추리는 사냥감이었던 건가. 어째서 난 네 앞에만 서면 이렇게 약해지고...)... 아, 그... 그게. 아... 아아... 카엘리스... (문득 입속에서 비릿한 향이 느껴져 맨손으로 제 입가를 훑어본다. 붉은 기 섞인 타액이 손끝에 주욱 늘어났다. 비린내가 나는 걸 보아하니 이건 필사 제 피도 섞인 모양이지. 언제 내 혀를 깨물었더라. 한참을 멍하게 있던 카룬은, 네가 무릎을 끌어안고 울기 시작하자 깊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반사적으로 무너지듯 네 앞에 무릎을 꿇는다. 제 죄를 고하라, 아둔한 자여. 모든 감정을 숨긴 채로...) 미안해, 내가... ㄴ, 내가... 정신이 나가서... 괜... 괜찮아?
울지 마, 카엘리스... 제발... (제 자신이 역겹고 울렁거렸다. 지금 네게 필요한 건, 얽히고설킨 입맞춤 따위가 아닌 다정한 포옹이었을 텐데. 그 사실을 그제야 알아내고야 만 사내는, 결국 자신이 그어낸 선을 뚫고 네게 또다시 다가간다. 그리고, 늘 그랬던 것처럼 다정하게 너를 포옹했다.) 많이 무서웠지, 많이... 외로웠지...
July 18, 2025 12:55AM카엘리스:윽⋯ 흐윽, (마치 방금 전의 광기 어린 일면이 무색할 만큼, 네가 평소의 카룬으로 되돌아와 조용히 저를 끌어안으면, 그 품 안에서 체면 따윈 던져버린 채로 속절없이 무너져내렸다. 무릎을 그러안고 있던 두 손은 떨구어진 채, 이내 너의 목덜미에 얼굴을 깊숙이 파묻는다. 도대체 우리는 어디서부터 틀어진 걸까⋯
내가 무엇을 그토록 그르친 걸까⋯ 끝없이 되풀이되는 자기 질책의 고리에 갇혀, 벗어날 길조차 보이지 않는다.)
다 괜찮아. 다 괜찮으니까⋯ 다시는 날 밀어내지 마⋯. 네가 날 이용하든 말든 상관없어, 이용해도 돼. 그러니까⋯ 도망치지 마, 내 곁에 있으라고⋯. (방금 전까지 너를 밀어냈던 사실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탓일까, 어쩌면 그 말은 너를 안심시키기 위한 궁색한 변명에 불과했는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바보 같다. 네 등 뒤로 손을 뻗어, 천 조각 하나 사이에 둔 네 존재를 두 손 가득 움켜쥔다. 손바닥 안에 느껴지는 그 감각을, 이젠 결코 놓고 싶지 않다는 듯이.)
July 18, 2025 1:12AM카룬:(이 기구한 운명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제 목덜미에 따스한 숨이 닿자, 눈을 감고 네 머리 쪽으로 고개를 기댔다. 내가 없으면 무너져내리는 너는 누가 잡아주지. 이 지고한 공작가 가문 아래 네 편은 누가 있지. 모를 리가 없잖아. 네 편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 말이야. 다른 사람들 사이에 섞인 네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단 건, 어릴 적부터 네 눈만 마주한 나라서 잘 알고 있었어.)
...... 이용 안 해. 그럴 리가 없잖아. 너는 공작가의 개도, 카엘리스 루브리에도 아니고, 도련님도 아니야. 내 앞에서는 그냥 '카일'이야. 내 친구 카일 말이야. (심장이 욱신거렸다. 멍청한 내가 너에게 전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말은, 오늘도 깊은 한숨에 품어 밖으로 내뱉을 뿐. 네 머리카락을 한없이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으면서 작게 속삭였다.)... 밤이 늦었다. 잘 시간이야.
밤이 늦었습니다. 엉망이 된 결혼식날이 이렇게 저뭅니다.
카룬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일 린튼 가 사람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넌지시 말합니다.
취소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오는 것 같다고.
July 18, 2025 1:14AM카룬:잘 된 일이야.
혼잣말 끝에 당신이 무어라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인사를 한 뒤 나갑니다.
목 사이로 보이는 옅은 흉터들, 다시 장갑으로 가린 찰나의 상처들.
닫힌 문 너머 카룬이 무슨 표정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새벽이 가까워지고, 잠을 잘 수 없는 밤입니다.
문득 문틈으로 빛이 비춰졌다 사라지는 것을, 밤잠을 설치던 당신은 발견합니다.
복도로 나가면 끝에 위치한 카룬의 방이 불이 켜진 채 열려 있습니다. 안 자고 여태 뭘 하는 걸까요?
July 18, 2025 1:16AM카엘리스:⋯⋯. (다시 단단히 감은 제 붕대를 매만지더니, 열린 문틈으로 슬쩍 본다.)
다만 흐트러진 물품이 바닥에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July 18, 2025 1:17AM카엘리스:(방 안으로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기고는, 물품을 살핀다.)
내부로 들어갈 경우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진 장면을 마주합니다.
이 늦은 밤까지 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리는 하고 살으라고 잔소리를 해야 할 대목인가 싶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카룬의 자필로 무어라 적힌 수첩입니다.
July 18, 2025 1:19AM카엘리스:⋯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좀 알아야겠어. (망설임 없이 수첩의 장을 넘겼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익숙합니다. 왜?
July 18, 2025 1:19AM카엘리스:
지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 생각해봐도 되고, 그냥 장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July 18, 2025 1:20AM카엘리스:(제 뺨 한번 내려친다.)
지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것이 신문에 적힌 실종, 사망자들의 이름과 일치함을 깨닫습니다.
수첩을 넘기면 가장 마지막 부분에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익숙한 이름을 발견합니다.
July 18, 2025 1:22AM카엘리스:⋯. 굳이 왜 이름을? 다른 사망자들은 그렇다 쳐도⋯
(다음 장을 넘긴다.)
다음 장은 무언가 적다 만 것을 검은 펜으로 죽죽 그어 지운 것 같습니다.
July 18, 2025 1:24AM카엘리스:(빛 쪽으로 가져다 비스듬히 한 번 본다. 보이나?)
안 보입니다. 치밀하게 글자 위에 다른 글자를 덮어쓰고 지운 것 같습니다.
July 18, 2025 1:25AM카엘리스:(아쉬운 듯 혀를 차더니, 다른 특이점은 없나 대충 넘겨본다.)
대신, 발치에 무언가가 걸리는 것 같긴 합니다.
July 18, 2025 1:26AM카엘리스:(뭐지?)
July 18, 2025 1:27AM카엘리스:⋯⋯하!
⋯웃겨.
July 18, 2025 1:29AM카엘리스:⋯. (이건 내가 갖다 버리든가 해야지. 수첩과 단도 챙긴다.)
아직도 카룬이 침대 쪽에 무언가 숨기고 다닐까, 문득 궁금하기도 합니다.
당신이라면 알겠죠. 카룬이 무언가 숨긴다면, 그 장소는...
July 18, 2025 1:31AM카엘리스:(침대 밑?)
July 18, 2025 1:31AM카엘리스: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July 18, 2025 1:32AM카엘리스:(얘 아직도 이런 거 졸업 못 했나. 침대 밑에 손을 뻗어 노트를 꺼내본다.)
내부를 펼쳐보면 6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 그림.
이건 분명 하퍼 린튼의 시체가 쥐고 있는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것입니다.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일어나면 카룬이 방으로 들어오다 당신을 보고 놀란 낯을 합니다.
온갖 상처로 가득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싶을 만큼 깊은 흉터들입니다.
당신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눈치 챈 카룬이 빠르게 겉옷을 챙겨 입겠지만 이미 늦었죠.
July 18, 2025 1:35AM카엘리스:야, 너⋯⋯
July 18, 2025 1:35AM카룬:...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오면 어떡하냐?
아무리 너라도 안 돼. 얼렁 나가서 자.
July 18, 2025 1:36AM카엘리스:아까 말하려다 말았는데, 그 흉터들 뭐야?
July 18, 2025 1:36AM카룬:... 무슨 흉터? 어서... (네 모든 추궁을 무시한 채, 네 손목을 잡고 밖으로 이끌었다.)
July 18, 2025 1:37AM카엘리스:자, 잠깐⋯ 싫어. (방문 잡고 버틴다.)
July 18, 2025 1:37AM카룬:... 어리광 부리지 마! (어림도 없다. 검질만 하던 사내의 힘은 무식하게 강하다...)
July 18, 2025 1:37AM카엘리스:가, 같이 자면 안 돼? 오랜만에⋯.
July 18, 2025 1:38AM카룬:넌 그런 일 있고 나서도 나랑 있고 싶냐? 나가, 어서.
July 18, 2025 1:38AM카엘리스:괜찮다고 말했잖아. ⋯정 싫으면 알려주기라도 하든가.
July 18, 2025 1:39AM카룬:모른다니까. 검술 연습하다 생긴 상처야.
그리고... (...) 내가 안 괜찮아.
July 18, 2025 1:40AM카엘리스:검술 연습을 제 몸에다 하는 바보는 처음 보는데.
싫어, 안 갈 거야.
July 18, 2025 1:41AM카룬:너, 무슨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자해하는 멍청이는 아니야. (버티는 카엘리스의 손을 방문에서 떼어내 밖으로 밀어넣는다.)
오늘은 안 돼. 내일 같이 자자.
July 18, 2025 1:42AM카엘리스:그럼 뭔지 얘기하라니까. 그리고, 너- (진짜 안 죽인 거 맞아? 그런 말이 입 안에서 맴돌았다.)
카엘리스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카룬은 제 방문을 닫습니다.
완전히 닫기 직전, 문득 자리에서 멈춰서 조용히 말합니다. 마지막 순간,
July 18, 2025 1:43AM카룬:쉿. 카일.
만약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모든 걸 용서해 주고 내 곁에 있어줄래.
곁. 내 곁. 카룬이 근래에 유난히 자주 언급하는 말입니다. 당신의 대답이 어떻든 그는 슬픈 미소와 함께 방문을 닫습니다...
결혼식 다음날의 동이 텄습니다.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이겠죠.
좋을 수 있을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해 잡은 정략 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물론 자식의 혼사가 망쳐졌다는 사실이 더해 더더욱 초상 난 분위기일 겁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부엌, 휴게실, 뒷마당에 갈 수 있습니다.
July 18, 2025 1:45AM카엘리스:(신경 쓰여서 잠을 한 숨도 못 잤다. 퀭한 눈으로 휴게실로 들어선다.)
휴게실은 고요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되어 있을 뿐입니다.
July 18, 2025 1:46AM카엘리스:(탁자를 살핀다.)
탁자를 보면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이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July 18, 2025 1:47AM카엘리스:(눈 한 번 벅벅 문지르고 신문 읽는다.)
신문을 살필 경우, 1면에 하퍼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July 18, 2025 1:48AM카엘리스:하하⋯ 카룬의 이름은 없나.
July 18, 2025 1:51AM카엘리스:(이딴 신문은 태워버려도 될 거 같다. 벽난로 쪽으로 척척⋯.)
벽난로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방금 막 장작을 넣었는지 타닥타닥, 잘도 탑니다.
…응?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조각이 존재함을 깨닫습니다.
July 18, 2025 1:52AM카엘리스:(조심 조심⋯ 손 넣어 꺼내본다.)
종이 조각을 꺼내면 기묘한 글자들이 일부 적혀있습니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July 18, 2025 1:54AM카엘리스:(이건 뭐지⋯. 마저 태워야겠군. 신문이나 불 속에 던졌다.)
July 18, 2025 1:55AM카엘리스:(이제 부엌으로 가볼까⋯.)
하인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런 일이 있음에도 산 자들은 음식을 먹고 살아가기에 맛있는 냄새가 만연합니다.
하인들은 당신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무어라 떠들고 있습니다.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이 속닥속닥.
July 18, 2025 1:57AM카엘리스: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린튼 가 사람들이 가문 구성원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그런데 소문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하퍼 린튼 씨가 마지막 후계자였다더라.”
“글쎄, 아직 일가 친척이 몇 살아있긴 했다는데 전부 죽으면 대가 끊기는 거겠지…….”
그러다 당신을 마주친 그들이, 이내 흩어집니다...
부엌에서 나오면, 카펫 아래 무언가 종이 조각이 삐죽 튀어나온 게 보입니다.
July 18, 2025 1:59AM카엘리스:(자꾸 누가 청소를 이따위로 하는 거야? 종이 조각 주워본다.)
꺼내 내용을 살피면 암호처럼 무어라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부 지역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최종적으로 이곳에 머무름. 가장 마지막에 적힌 글자는 명백한 암호라, 확실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July 18, 2025 2:01AM카엘리스:
교육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과거 학교에서 배웠는데, 이걸. 그러니까… 해독하자면……
이름이군요. 낯선 퍼스트 네임과 익숙한 라스트 네임. 린튼.
그리고 이 세밀하고 오밀조밀한 글씨체는 카룬의 것입니다. 당신이라면 알아낼 수 있죠...
우선 이 린튼의 이름은 적어도 하퍼 린튼의 부모님의 것은 아닙니다.
가문 구성원? 도대체 이걸 왜 적어둔 거죠? 뭘 위해? 그들이 지내는 지역은 왜 알아내는 거고?
July 18, 2025 2:05AM카엘리스:하, 내가 알아줬으면 하는 거야, 응? (종이를 팍 구긴다.)
(종이 구겨서 주머니에 챙기곤, 뒷마당 쪽으로 나간다.)
뒷마당에는 마당 정원을 가꾸는 카룬이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물을 주며 꽃들을 구경하고 있어요.
July 18, 2025 2:08AM카엘리스:너 말이야, 이것저것 흘리고 다니더라? (뒷짐 지곤 구경한다.)
July 18, 2025 2:08AM카룬:제가요, 도련님? (주위를 살피더니, 고개를 돌려 너를 마주한다.)
잠은 좀 잘 주무셨고요.
July 18, 2025 2:10AM카엘리스:그래, 멍청아. (네 가슴팍에 쪽지를 툭, 무심히 밀치듯 내민다.)
보면 몰라. 못 잤어.
July 18, 2025 2:12AM카룬:(쪽지를 받자, 펼쳐보지도 않고 제 주머니에 넣는다. 이내, 평온하게 웃더니 다시 꽃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약혼자 때문일까요.
꽃이 참 예쁘지 않습니까. 이 꽃 이름은 에리카... 혹은 히스라고 부르는 꽃인데, 옛날에 자주 가던 그 장소에서 피던 꽃이었죠.
기억납니까? 비밀 장소니, 뭐니. 거기 틀어박혀서 놀곤 했잖아요.
July 18, 2025 2:14AM카엘리스:보통 쪽지 같은 걸 받으면 궁금해서라도 열어 보지. 꽤 익숙한 쪽지여서 안 열어보나? (딱히 추궁할 심산은 아니다. 그저 자그마한 심술을 부리는 것일 뿐⋯.)
기억나. 간지 꽤 됐지.
July 18, 2025 2:18AM카룬:아니요. 비밀스러운 내용이 적힌 쪽지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웬 심술이십니까? 다른 하인들이 보면 어떡하려고요. 곤란한데. (히스 꽃 하나를 길게 꺾어 네 쪽으로 다가오더니, 네 손을 자연스레 들어 손목에 엮는다.)
네, 그때 꽃으로 이런 거 만드는 방법도 알려줬고. (그리 말하며 히스 꽃으로 팔찌를 만들어준다.) 도련님이랑 어울리는 꽃이십니다.
July 18, 2025 2:22AM카엘리스:말은 잘 하지. 됐어, 버리든가 말든가. 알아서 해. 아, 태울 거면 이번엔 제대로 태우고⋯.
(손목을 간질이는 꽃의 감촉이 어쩐지 무척 오랜만이었다. 너무 오래 잊고 있던 감각이라서일까, 미세하게 풍겨오는 꽃내음에, 그리운 것도, 아련한 것도 아닌,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넌 꽃을 참 좋아해. 난 꽃 같은 건⋯
July 18, 2025 2:28AM카룬:... 도련님, 제가 왜 어울리지도 않게 정원을 가꾸겠습니까. 여기에 혼자 있으면, 그때가 생각나는 것 같거든요. (오로지 널 위해 홀로 이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보랏빛 히스의 꽃잎이 부드럽게 흩날리고, 어쩐지 스며드는 그리움과 아쉬움에 네 손목을 엄지로 살살 쓸며 놓아주었다.) 꽃 같은 건 섬세하지 못한 저와 어울리지 못한다고요? 아니요, 아주 잘 어울려요. 한아름 안겨드리고 싶을 정도로.
...곧 손님이 오겠죠. 손님에게 꽃을 선물해 드리고자 합니다. 자식분을 잃었지 않습니까.
July 18, 2025 2:34AM카엘리스:⋯그런 줄은 몰랐어. 있잖아, 난 과거를 추억하기보다는⋯ 현재를 소중히 여기는 쪽이라, 그⋯. (네 마음에 어떻게 보답해야 옳을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망설였다. 입을 열면 열수록, 도리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덧붙이는 것만 같은 기분이 지워지지 않아, 결국 뒷목을 매만지며 말끝을 흐린다. "앞으로도 계속, 그때처럼 굴어줄 테니까⋯" 나지막히 중얼인다.)
그러든가, 알아서 해. 그리고 너는⋯ 용의자 신분이니 괜히 나서지 말고, 내가 대신 전해주는 걸로 할게.
July 18, 2025 2:40AM카룬:현재를 소중하게... 아무렴요. 도련님, 그러니까... 지금의 당신도 소중히 여겨주세요. 누군가 함부로 대하려고 하면, 괜한 동정심에 받아주려 하지 말고 단호하게 쳐내시고요. (무슨 저의로 전하는 건지 너라면 알 테지. 평온한 목소리로 전하는 말은 어쩐지 기이했다. 지금을 버티게 해주는 과거나, 과거를 되새기게 하는 현재나- 늘 널 바라보고 있었어. 선을 긋는 그 순간에도, 붉은 눈에 서려있는 건 절망이 아닌...)
... 도련님.
그저 잔잔한 대화 끝에 카룬은 문득 당신을 응시합니다.
말없이 한참이나. 그 눈에 깊게 박힌 애정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맹목.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카룬이 입을 엽니다.
July 18, 2025 2:41AM카룬:침대 밑에 여분의 단검이 있어.
내가, 내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날 만나러 와.
의중을 묻는 당신에게 더 의미 모를 문장만 전달할 뿐입니다.
July 18, 2025 2:42AM카룬:그리고... 꼭 나를 찔러줘.
July 18, 2025 2:42AM카엘리스:⋯뭐?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요. 뭘 의미하는 이야기인가요?
... 바깥에서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인이 찾아와 가족분들이 먼저 응대할 테니 잠시 방에 가 있으셔도 된다고 이릅니다.
명백하게 고통 받는 사람이 내지르는 소리입니다. 근원지는 현관.
July 18, 2025 2:44AM카엘리스:(무슨⋯. 근원지로 급하게 발을 돌려 향한다.)
피가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카룬이 서 있습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카룬을 응시합니다.
바닥에는 린튼 부부의 시체가 쓰러진 상태입니다.
숨을 뱉은 그가 소리 없이 발음한 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카엘리스. 카엘리스.
July 18, 2025 2:45AM카룬:이제 얼마 안 남았어.
사용인들이 뛰쳐나가 카룬을 제압하고 칼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카룬은 단 한 번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무릎이 꿇렸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은 여전히 간절하던가요. 절박했던가.
추락한 꽃다발이 무참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의해 짓밟힙니다.
마침내 고개를 떨군 카룬의 어깨 너머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카룬을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잔인하게도 모두 눈에 담깁니다...
그 가운데 문득 마주친 카룬이 입을 벙긋댑니다.
침대 밑에 여분의 단검이 있어. 내가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나를 만나러 와.
마침내 연행되는 카룬이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어떻게 할까요. 지금부터 당신의 선택이 오롯이 모든 걸 결정할 텐데.
July 18, 2025 2:51AM카엘리스:⋯⋯. (약혼자 하나만으로는 부족했던 걸까. 일족 전체를 멸하는 것이 과연 필연이었을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차라리 악몽에 가까웠고, 그 비현실적인 참상은 좀처럼 이성으로 수긍되지 않았다. 아랫입술을 지독히 씹어댄 끝에, 입가엔 핏줄기가 맺혔고, 주먹은 뼈가 으스러질 듯 힘껏 쥐곤, 카룬의 방으로 향한다. ⋯단검을 챙기러.)
정말 그가 말한대로 여분의 단검과…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도 하지 못할 정도로.
July 18, 2025 2:53AM카엘리스:(단검을 챙기고는 상자를 열어본다.)
꺼내 뚜껑을 열려 하면 비밀번호가 걸려 있습니다. 다이얼을 돌려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단 하나의 숫자면 되는데. 뭐라고 입력해야 할까요?
July 18, 2025 2:53AM카엘리스:(6을 입력해본다.)
6을 돌리면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내부에 돌돌 말린 양피지가 놓여 있습니다.
꽤나 낡았고, …예사 종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July 18, 2025 2:54AM카엘리스:도대체 나한테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카룬⋯. 양피지를 펼친다.)
종이를 펼치면 세론 호텔의 주소가 적혀있습니다.
귀퉁이에는 린튼의 성을 단 몇 명의 이름이 동그라미 표시되어 있네요.
<시간을 돌리는 주문>이 적혀있습니다. 그 방법은 타살.
July 18, 2025 2:59AM카엘리스:⋯이딴 말도 안 되는 걸 믿고, 그런 짓을 했단 말인가?
⋯하. 일단 찾으러 가야지.
잠깐, 그러고 보니 카룬이 뭐라 했죠. 자신을 찔러주길 바란다고 했던가요.
카룬의 몸에 나 있던 상처들……. 설마. 설마.
카룬이 구금되어 있는 곳으로 조용히 향합니다.
당신이 피해자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관계임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July 18, 2025 3:02AM카룬:... 단검, 가져왔어?
July 18, 2025 3:03AM카엘리스:가져왔어.
이제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 말해줘.
July 18, 2025 3:03AM카룬:... 카엘리스. (네 말은 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럼, 그걸로...
그걸로 날 찔러줄 수 있어?
July 18, 2025 3:04AM카엘리스:⋯내가 미쳤다고 맨정신으로 널 찌르냐?
빨리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해.
July 18, 2025 3:05AM카룬:네가 사람을 잘못 본 거야.
머리 검은 짐승을 거둬서 이렇게 된 거라고.
네 편이 있을 줄 알았어, 카엘리스? 웃기지 마... (얼굴을 제 손으로 가리더니, 혼자 실실 웃기 시작했다...)
July 18, 2025 3:08AM카엘리스:⋯거짓말 하지 마. 넌 나를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고 했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라고 했잖아. (그 속을 들여다보면 불안이 짙게 스며들어 있었다. 말끝이 떨리고, 감정이 새어나가는 것을 어떻게든 억누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July 18, 2025 3:10AM카룬:카엘리스, 아직도 모르겠냐? 다 너를 이용하기 위한 수단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거야? 난 말이야...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해. 그게 오랜 시간 아무것도 모르는 도련님 수발드는 일이더라도 말이야.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어? (눈을 가늘게 뜨더니, 서늘한 눈동자로 너를 응시했다.)
네 편이 정말... 존재할 것 같아?
July 18, 2025 3:13AM카엘리스:그러니까⋯ 그 목적을 얘기해. 린튼 가 사람들을 다 죽여서 네가 이루고자 하는 게 뭐였어? 날 이용해 먹는 이유가 뭐냔 말이야⋯. (넌 무조건적인 내 편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어⋯.)
July 18, 2025 3:17AM카룬:이유가 뭐냐고? 별거 없어. (주억거리는 제 손으로 턱을 괴더니, 서늘한 웃음을 지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귀족으로 태어나 잘난 체하는 녀석들이 싫었거든. 너도 그중 하나였고. 왜, 도구로 살더라도 행복하잖아. 가질 수 있는 건 모조리 가질 수 있는 네가... 정말 부러웠어. 알아? (믿음에 비수를 꽂아내리는 차가운 말. 이런 적이 있었나? 짐승이 진심을 드러내는 것도 순식간이다.)
July 18, 2025 3:24AM카엘리스:⋯⋯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또 뭐야, 거짓말 하지 마. 네가 진심이 아니라는 것쯤은 나도 알아. (말은 덤덤하게 뱉었지만, 그 속은 벌겋게 끓고 있었다. 네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주먹을 지독하게 틀어쥔다.
안 들려, 거짓말이야⋯ 전부, 전부 다 거짓말이야⋯ 속으로 웅얼이듯 되뇌지만, 여전히 가슴께가 쿡쿡 쑤셨다.)
사실대로 말해, 그럼 죽여줄게.
그래, 주문⋯ 시간을 되돌리는 주문 같은 걸 믿고 그런 일을 벌인 거야?
July 18, 2025 3:30AM카룬:(네 입에서 주문이 흘러나오자, 이내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러다 고개가 살 꺾이더니, 순간 다양한 감정이 오가는 복잡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웃는지 우는지조차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여전히 실실 웃더니, 네 질문에 피하지 않겠다는 듯 순순히 답을 늘어놓았다.) 그래. 맞아. 시간을 몇 번이나 돌려 모조리 죽였어. 그래...
얼마 남지 않았어. 이 짓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렇게 말하는 카룬은 고개를 숙인 상태입니다.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그 목소리에 깃든 건… 죄책감? 고통? 혹은 후련함? 시원한 복수심? 혹은 그 모든 것?
얼마 남지 않았어. 끌려가면서 중얼거린 그 한 마디를 연신 반복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어.
July 18, 2025 3:31AM카룬:... 이게 마지막이야.
말도 안 돼. 다정함이라니. 다정할 수가 있다니……
July 18, 2025 3:32AM카룬:네가 죽이지 않을 거라면...
이내 일어나 빠르게 철창으로 가까워지고, 그 손에 들린 건…
맙소사, 어디서 난 건가요? 칼입니다. 단도가. 단도가 당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July 18, 2025 3:33AM카룬:... 카엘리스...
당신의 멱살을 잡고 칼을 들이미는 모습에 경찰들이 뛰어옵니다.
마치 찌를 듯이 가까워지는 찰나 철창문을 열고 들어가 카룬을 제압하는 경찰과, 단도를 휘둘러 반항하는 카룬과…
그 단도가 제압을 시도하는 이의 목을 찌른 탓입니다.
피와 폭력이 난무하는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칼에 맞아 쓰러지는 카룬이 당신을 보고,
July 18, 2025 3:34AM카룬:농담이야. 알잖아...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시야가 암전합니다.
정신을 차리면, 햇살이 들어오는 방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달력을 살피니 정략 결혼에 관한 통보를 듣던 날입니다.
결혼식에서 한 달 전. 정말 시간이 돌아갔습니다.
잠깐, 카룬은 어딨죠? 또 어디로 간 겁니까...
July 18, 2025 3:37AM카엘리스:카룬⋯. (갈 곳도 정하지 않은 채, 방 밖을 무턱대고 나선다.)
July 18, 2025 3:38AM카엘리스:(방 쪽으로 다가간다.)
단정하게 깔린 이불과 텅 빈 방 안. 모든 짐이 빠져나간 장소. 카룬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방 내부를 살핀다면 책상 아래 서랍 하나가 아주 조금 열려있음을 발견합니다. 채 닫지 못한 흔적입니다...
July 18, 2025 3:39AM카엘리스:(서랍을 열어본다.)
서랍 내부를 보면 거미의 얼굴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공책을 펼칠 경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접합니다.
[ 아이호트의 일족이 지배한 숙주 명단 ] [ 숙주의 근원지인 린튼 가문원 명단]
아이호트의 일족? 의문을 갖기도 잠시입니다. 이 명단,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나요?
July 18, 2025 3:40AM카엘리스:
지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실종, 사망자의 명단, 카룬이 죽인 이들의 이름과 일치함을 깨닫습니다.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 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는 내용.
그 수를 늘려가려한 내용. 수를 늘려 마침내 저들의 신을 불러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July 18, 2025 3:42AM카엘리스: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3
그 아래 필기체로 휘갈겨진 한 문장은 카룬의 글씨체입니다.
... 금 당장 어디론가 사라진 그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July 18, 2025 3:45AM카엘리스:⋯날 지키려고 그랬던 거였어. (안도의 숨이 스며들기 무섭게, 곧바로 불안이 그 자리를 메워온다. 카룬은 지금 어디 있을까⋯ 여느 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꽃이라도 가꾸고 있을까?)
사용인은 카룬의 방에서 나오는 당신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합니다.
July 18, 2025 3:46AM사용인:어머, 도련님. 카룬 씨는 방금 떠났는데, 인사하고 가지 않던가요?
July 18, 2025 3:47AM카엘리스:뭐? 왜 떠나? 아니, 어디로 갔는데?
사용인은 그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이리 답할 뿐입니다.
July 18, 2025 3:47AM사용인:마지막으로 남은 일처리가 있다고 했어요. 그것만 말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갔습니다.
July 18, 2025 3:48AM카엘리스:
지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카룬이 마지막 남은 린튼 가의 친척이 머무는 장소를 메모해둔 책장의 종이를 떠올립니다.
그래, 씨를 말릴 작정인 모양이죠. 그게 무엇을 위한 것이든.
그 수많은 살인을 거듭해야만 했던 이유는 당신이었을까요?
July 18, 2025 3:49AM사용인:이걸 도련님께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July 18, 2025 3:50AM카엘리스:남긴 말은 없어?
July 18, 2025 3:50AM사용인:... 그분은 워낙 말이 없으시잖아요.
July 18, 2025 3:52AM카엘리스:⋯그래, 고마워. 이만 가봐. (편지를 받아들곤, 참을성이라곤 없는 조급한 손길로 펼쳤다.)
도대체 그 마지막 순간이 뭐길래. 정작 지금 곁에 없는 건 그 자신이면서…
July 18, 2025 3:53AM카엘리스:자꾸 곧 죽을 사람처럼 말하지 말라고⋯
그래요. 그는 당신을 위해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었나 봅니다.
몇 번이고 죽어가면서도 이 모든 일을 감내해야 할 정도로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차갑게 선을 그어냈을까요...
카룬을 기다릴 수도, 직접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July 18, 2025 3:56AM카엘리스:⋯나는 네가 돌아오기만을 마냥 기다리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아서 말이야.
찾으러 갈게.
당신은 지도를 들고 카룬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로 결심합니다.
기차를 잡아 타고 움직이는 당신을 누군가 만류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나, 그런 게 중요하던가요?
카룬이 향한 장소는 린튼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역의 고급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안쪽으로 발을 디디면 카룬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July 18, 2025 3:58AM카엘리스:저기, 여기 린튼이라는 사람이 머무는 객실을 여쭤도 될까요.
July 18, 2025 3:59AM호텔 직원:... 죄송합니다만, 투숙객의 정보는 비밀 유지 의무가 있어서요.
July 18, 2025 4:00AM카엘리스:⋯저도 그쪽 가문 사람입니다. 급해요.
말재주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July 18, 2025 4:00AM호텔 직원:...?
July 18, 2025 4:02AM카엘리스:큼⋯. 요즘 린튼 가 관련으로 난리 난 거 아시잖습니까. 저, 루브리에입니다. 들어보셨죠? (제가 말하면서도 순 억지 같아서 민망함을 감출 수가 없다. 하지만 얼굴에 철판을 깐다.)
말재주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July 18, 2025 4:03AM호텔 직원:... 아, 혹시- 그 하퍼 씨와 약혼-...!
그래도 안 됩니다. (정색)
린튼 가 사람들이야! 또 룸서비스를 시켰대. 901호실 맞지?
July 18, 2025 4:06AM카엘리스:예, 어쩔 수 없죠. 그럼 이만⋯. (901호로 향한다.)
901호실로 올라가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발을 딛기 무섭게 무언가 쿵, 쓰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901호실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카룬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으니까요.
July 18, 2025 4:07AM카룬:...... 카... 엘리스??...
July 18, 2025 4:07AM카엘리스:⋯찾았잖아.
July 18, 2025 4:08AM카룬:잠시만, 네가 왜... 어떻게?
(피 묻은 단도를 잡은 채로 뒷걸음질 친다.)
July 18, 2025 4:09AM카엘리스:(네가 물러나면, 외려 네 쪽으로 성큼 다가섰다.)
네가 보고 싶어서 왔어.
July 18, 2025 4:09AM카룬:아니야... 지금은... 지금은, 안 돼...
사람들이 몰릴 조짐이 보이자 카룬은 즉시 자리를 뜹니다.
상구를 통해 사라지는 카룬의의 뒤를 쫓아갈 수 있습니다.
July 18, 2025 4:10AM카엘리스:
민첩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전보다 더 상처가 늘어나고,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를 거즈와 반창고까지 붙인 피곤한 얼굴은 더 많은 살인을 지나왔음을 알립니다.
July 18, 2025 4:11AM카룬:... 이제 다 끝났어. 그런데, 이런 곳에서 보고 싶지는... (...) 않았는데.
July 18, 2025 4:12AM카엘리스:⋯일어나니까, 네가 없어서⋯ 그래서 불안했어.
짐도 사라져 있고⋯.
July 18, 2025 4:12AM카룬:... 그런 심한 말 했는데도, 내가... 날-... 날 찾았다고?
...... 어째서...
July 18, 2025 4:13AM카엘리스:진심이 아닌 걸 알아. 내가 죽여줬으면 해서 그런 말을 했던 거잖아, 맞지?
July 18, 2025 4:13AM카룬:(네 말에 한 발자국 더 물러난다. 벽에 몸을 붙인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못 이었다.)
......
July 18, 2025 4:15AM카엘리스:카룬⋯ 혼자서 많이 아팠지.
July 18, 2025 4:16AM카룬:카엘리스, 날... 불쌍하게 여기지 마. 난, 난... 살인을 저질렀잖아. (몸에 밴 피비린내에 동공이 흔들린다. 안 보길 바랐는데...)
July 18, 2025 4:18AM카엘리스:그깟 건 알 바 아니야.
죽어 마땅할 사람들이었던 거잖아. 안 그래? (말끝엔 싸늘한 단호함이 담겼고, 그와 동시에 네 손 위에 조심스레 자신의 손을 겹쳐 올렸다.)
July 18, 2025 4:23AM카룬:주, 죽어 마땅한...? 아냐, 카엘리스... 왜 내 편을 드는 거야. 난... (손이 잡히자,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깜빡거리는 작은 조명 사이 붉은 동공이 흔들린다.) 내가 역겹지도 않아...?
(이내 피 묻은 단도가 풀린 손 아래로 떨어진다. 죄악에 물들어가는 꼴이 우습다.)
July 18, 2025 4:28AM카엘리스:네가 역겹다는 생각은 한 적 없어. 날 지키려고 그랬던 거잖아⋯ 혼자서⋯ 수십 번이나 그렇게, 타인의 죽음과 네 자신의 죽음을 되풀이하며⋯. (제 손에 피가 묻는 것도 개의치 않은 채 네 손을 양손으로 감싸 쥔다. 차가워.)
July 18, 2025 4:32AM카룬:... 그건-. (그렇게 먼저 진득하게 군 주제에, 네가 손을 양손으로 감싸자 그대로 굳고 만다. 어쩔 수 없는 걸까. 네가 이러면, 나는 또 네게 잔혹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어. 제 손을 감싼 네 손을 들어 손등에 입을 맞추더니, 작게 속삭인다. 미안해.)
... 카엘리스. 마지막이 멀지 않았어, 곧. 집으로 같이 돌아가자. 이제... 숨기지 않을게.
July 18, 2025 4:36AM카엘리스:(네가 조심스레 제 손등에 입을 맞추자,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 행위를 태연히 받아낸다.⋯미안해 하지 마. 그 말이 닿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목소리는 조용히 이어진다.)
응,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안아줘.
July 18, 2025 4:39AM카룬:...... (피로 물든 사내는 네 말에 한참을 가만히 서있었다. 그러다 한 발자국 다가오더니, 혹여나 피가 네 옷에 묻을까 장갑도 투둑 벗고는 너를 품에 안는다. 따뜻하다. 살아있구나. 부드럽게 너를 포옹하던 카룬은, 다행이라는 듯 네 목에 얼굴을 묻는다.) 이 품이 그리웠어. 카일...
앞으로도, 이렇게... 안을 수... (...) 있을까.
July 18, 2025 4:46AM카엘리스:(익숙하다는 듯 아무 말 없이 네 품에 고개를 묻는다. 조심스럽게 손을 네 등으로 올리더니, 이내 두어 번 토닥인다. 위로인지, 다짐인지 모를 그 행동은 어쩐지 다정하다가도 지독히 눅눅했다.) ⋯바보, 내 품 정도는 얼마든지 빌려줄 수 있어. 아니, 그것보단⋯ 내가 다시는 널 안을 수 없을까 두려웠어. 선 그은 뒤론 안아준 적도 없고, 그리고⋯
내 눈앞에서 다시는 죽지 마⋯.
... 카룬은 당신의 말에 어떻게 답했던가요?
확신의 답을 뱉지 못한 채 한 번 더 크게 숨을 들이 쉬던 카룬은, 당신을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봤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기차를 타고 집에 돌아갑니다.
기차 안에서 곤히 잠든 카룬은 살인마라고 믿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덜한, 살해를 거듭한 굳은 살이 박힌 손.
카룬이 잠든 사이 카일은 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July 18, 2025 4:50AM카엘리스:(네 손을 꼭 잡은 채, 남은 한 손으로는 천천히 신문을 펼친다.)
1면에는 속보로 뜬 린튼 가 살해 사건에 관한 기사가 적힌 상태입니다.
문득 복도 건너편의 누군가가 카룬을 힐끔대는 게 느껴집니다. 기사 내에 서술된 용의자 외관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July 18, 2025 4:52AM카엘리스:어이, 뭘 봐? (노려본다.)
July 18, 2025 4:52AM승객:헙... (눈을 피한다...)
July 18, 2025 4:53AM카룬:(푸데데...)
July 18, 2025 4:54AM카엘리스:(멍청한 얼굴로 자는 카룬의 볼도 한 번 쿡 찔러본다.)
July 18, 2025 4:54AM카룬:(아파한다...) 윽...
July 18, 2025 4:55AM카엘리스:어, 다시 자. 미안. (네 눈가에 손 텁.)
July 18, 2025 4:55AM카룬:... 잘 잤다... 이제 저택으로 돌아갈까.
July 18, 2025 4:56AM카엘리스:며칠 못 잔 사람처럼 자더라.
July 18, 2025 4:56AM카룬:아, 아니야. 잠은 잘 잤어.
카엘리스, 있잖아... (...) 그, 꽃은 아직도 별로냐?
July 18, 2025 4:57AM카엘리스:⋯네가 주면, 감사히 받기는 할게.
그, 감동은 못해주니까 실망하진 마.
July 18, 2025 4:58AM카룬:(우물쭈물...) 그럼 있잖아, 정원으로 가자. 내가 키우던 꽃 있잖아, 같이 구경하면 좋을 것 같아서.
... 데이트 신청... 일까. (볼을 긁적이더니, 고개를 숙였다.)
July 18, 2025 5:01AM카엘리스:그래, 그럼. 네가 원하는 건 다 해줄게. (이상한 건 말고. 급하게 덧붙인다.)
엇, 어⋯?! 그, 그런 거야? (드물게 귀가 붉어지더니, 퍽 어색하게 구는 꼴이다.)
July 18, 2025 5:02AM카룬:... 이번에는 진심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작게 웃더니, 제 거즈를 만지작거리다 네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갈까.
July 18, 2025 5:03AM카엘리스:(뭐야, 이거⋯ 기분 이상해.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내 마주 웃으며 네 손을 잡았다.)
⋯가자.
카룬은 먼저 정원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겠다 합니다.
그렇게, 뒤이어 히스 꽃이 핀 정원으로 향하면...
July 18, 2025 5:05AM카룬:
...
달빛 아래 에리카 꽃무리에 섞인 카룬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지치고 상처가 가득합니다.
꽃무더기 사이에 비틀거리며 서있는 모습은 똑바로 설 기운조차 없음을 알립니다.
어디서 얻어온 흉터인지 모릅니다. 또 늘었군요.
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카룬이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July 18, 2025 5:06AM카룬:... 이제, 곧인가.
(고개를 네 쪽으로 돌리더니, 작게 웃으며 평온하게 인사한다.) 카일-.
... 안아줘. 내 형체가 남아있을 때. (물망초 꽃다발의 꽃잎이 한두 개 흩어진다.)
July 18, 2025 5:15AM카엘리스:⋯카룬, 모두 잘 끝난 거 아니었어? 왜, 어째서⋯ (말끝이 떨린다. 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기지 않아, 떨리는 손끝으로 눈가를 세차게 짓누른다. 마치 그저 헛것을 본 것이라도 되길 바라는 듯.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억지로 입매를 올려보지만 그 웃음은 처연하기 짝이 없다. 눈물이 차오르려는 걸 겨우겨우 누른 채, 숨마저 삼킨다.)
July 18, 2025 5:19AM카룬:... 카일... (피어난 꽃 사이로 색 하나 담지 못한 남자가 네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아, 이래서 너랑 멀어지려고 했어. 이걸 알게 되면 상처받을 것 같아서. 그럴 바에 차라리 멀어지는 편이 낫잖아. 내가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을 돌리는 대가가 조금 크더라고. 그런데, 그렇다고 널 죽게 놔둘 수는 없잖아. 이거면 됐어. 내가 말했잖아.
널 위해 무엇이든지 한다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라고...
이번이 마지막이야. 곧, 난 사라지겠지. 사라지기 전에 보고 싶었어.
너무 보고 싶었어...
July 18, 2025 5:35AM카엘리스:(네가 습관처럼 흘리듯 내뱉곤 하던 그 말들의 진정한 의미를, 이제야 뼛속 깊이 깨닫는다. 내 곁을 떠날 듯한 너의 눈빛, 사라질 것만 같은 너의 말투⋯ 그 모든 것이 이별의 예고였음을 뒤늦게야 통감한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네게 다가가며,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눈물이 차례로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얼굴엔 더 이상 자존심도 체면도 없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울부짖듯,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드러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싫어, 가지 마⋯ 내 곁에 있어. 나, 나한텐 너밖에 없단 말이야.
(단정했던 목소리는 어느새 가늘게 부서져 떨린다.) 내 의사라도 묻지 그랬어. 차라리 날 그냥 죽게 두지 그랬어. 내가 너 없이 멀쩡히 살아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내⋯ 내가 그때 널 밀어내서 그래?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제발⋯⋯. (말끝은 흐느낌에 묻혀 더는 이어지지 않는다. 그저 네 앞에 서서, 모든 후회를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난 네가 필요해⋯⋯.
July 18, 2025 5:51AM카룬:(네가 한발 내디디며 제게 다가오자,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마주 네게 다가갔다.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자 역설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평온해진 사내는, 예전의 그와 같이 부드럽게 웃으며 네게 손을 뻗었다.) 카엘리스, 자존심 하나로 살아왔다면서... 얼굴이 엉망이잖아. 이제 눈물 같은 거, 닦아줄 수도 없는데...
(네 목소리가 유리 파편처럼 부서져 제 심장에 박히는 기분이었다. 카엘리스, 난...) 말했잖아. 널 지키겠다고. 세상 모든 사람이 너를 외면하더라도, 나만은 네 편이 되어주겠다고... (제 앞에 서서 눈물을 흘리는 널 보더니, 반쯤 투명해진 몸으로 강하게 껴안는다. 서서히 식어가는 온기로는 너를 품을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카엘리스. 이 모든 일에 네 잘못은 없어.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 모질게 굴어서 미안해. 그때 홀로 남겨두어서 미안해. 그런데 있잖아, 나도 네가 필요했어. 그 순간도, 지금도. 변함없이 네가 필요했어. 그러니까... 말해도 돼?
(그제야 네게 마음을 고한다. 오랫동안 다른 말로 점철되어 뱉지도 못했던 깊숙한 감정을, 사라지기 직전에 고하는 건 내 마지막 이기심이라고 생각해 줄래. 네 품에서 떨어지더니, 이내 한쪽 무릎을 꿇어앉는다. 바람에 꽃잎이 날리는 푸른 물망초 한 다발. 네게 전하고 싶었던 내 한 마디를 눌러 담아 그대에게 전한다.)
사랑해. 누구보다도...
July 18, 2025 6:25AM카엘리스:(네가 다정한 낯빛으로, 마치 예전처럼 저를 향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순간 감정이 일순간에 솟구쳐올라 제어할 수 없이 흘러넘쳤다. 마지막이 이렇게 너덜너덜한 모습이라니, 넌 끝까지 내 마음을 아프게 해.) ⋯너 진짜 이기적이야. 누가 지켜 달래? 그런 거 난 시킨 적 없어. 나, 나는 그냥⋯ 네가 언제까지고 내 곁에 있어줬으면 했어. 그거면 충분했어. 그거면, 가문에서 도구 취급을 당하든, 사랑 없는 정략 결혼을 하게 되든 정말 아무런 상관도 없었어.
나는 너만 필요했어. 나도, 변함없이⋯ 앞으로도, 계속, 쭉⋯ 너만⋯⋯. (점차 흐릿해져 가는 네 형체가, 마지막이라는 암시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필사적인 포옹으로 다가왔다. 그 품에 조용히 자신을 내맡겼다. 이대로 안기면 조금은 붙잡을 수 있을까 했지만, 손끝이 네 존재를 스치는 순간조차 두려웠다. 혹여, 손에 쥐는 즉시 모래처럼 흩어져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그래서 두 손은 허공을 배회한 채, 끝내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로 떨리고 있었다.)
⋯⋯. (무릎을 꿇고 제게 사랑을 고하는 네 모습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미워, 난 네가 너무 미워⋯. 하지만⋯
나도 널 사랑해. 누구보다 소중한 나의⋯⋯
July 18, 2025 6:41AM카룬:... 많이 이기적이지. 알아. 알고 있어. 네가 상처받지 않길 바라서, 역으로 상처를 줘버렸잖아. 나는 말이야, 네가 가문에서 도구 취급을 받는 것도 싫고, 정략결혼을 하는 것도 싫었어. 너를 다른 사람한테 빼앗기는 기분이 드는 게 너무 싫었다고... 결혼 같은 거, 안 했으면 좋았을 텐데... (
나는 너만 필요했어. 아, 결국 우리는 서로에게 닿지 못해 기구한 운명을 나누는 사이였구나. 살아오면서 평생 자신을 괴롭혔던 갈증도, 욱신거리는 걸레짝 같은 몸의 통증도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보아하니 정말 끝인 것 같아. 어떡하지. 이렇게 놔두고 가면 안 되는데. 곁에 있어주어야 하는데. 내가 아니면 안 되는데. 상처투성이 손으로 네 눈가를 부드럽게 매만진다. 잘생긴 얼굴이 엉망이 됐잖아...)
... 하하, 카엘리스... 누구보다 소중한 나의 카엘리스... 사랑해! 정말... 사랑해. (네 대답을 듣자, 그제야 참아왔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확실히 웃고 있었다. 비틀린 웃음도, 울 것 같은 웃음도 아닌 환한 웃음. 그대로 너를 무너져내리는 몸으로 껴안더니, 짊어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카룬'이 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네게 속삭였다.)
힘들었어. 너무 아팠어. 혼자서 너무 무서웠어... 그래도 네가 그만큼 좋아.
July 18, 2025 7:16AM카엘리스:⋯이럴 줄 알았으면 네 투정을 받아줄걸. 인사하지 말라고 했을 때⋯ 아니, 그보다 훨씬 전에 결혼이라는 굴레 따위는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부모님께 정면으로 반발이라도 해볼걸. 집에서 내쫓기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너는 내 곁에 있어줄 거잖아. 분명 그럴 거잖아. (뒤늦게 후회가 치밀어 제 가슴을 후벼팠다. ‘가문의 명예’니, ‘귀족으로서의 책무’니 하는 껍데기뿐인 의무감에 스스로를 가둔 채, 너를 외면한 대가가 이리도 혹독할 줄은 몰랐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너 하나만을 선택했어야 했다. 너와 함께라면 모든 것을 잃어도 괜찮았을 텐데⋯.)
바보야, 이제 난 언제까지고 네 거야. 네가 구해준 목숨이니까, 네 마음대로 해도 돼. (렇게 말하며 눈가를 살며시 매만지는 너의 손길에 간지러운 듯, 방금 전까지 눈물로 범벅이던 얼굴에조차 옅은 웃음이 번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익숙한 온기에 기대어 잠시 안도하듯이. 그러나⋯ 너는 과연 알고 있을까. 네가 간신히 이어붙인 이 목숨이, 실상은 너 없이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곁에는 내 편이라곤 하나 없고, 삶의 이유조차 찾지 못한 그저 도구에 불과한 자신에게 있어, 길을 밝혀주던 유일한 등불이었던 네가 꺼진다면⋯.)
카룬, 미안해⋯ 많이 아팠지. 지금까지 혼자서 얼마나 괴로웠을까⋯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고작 나 따위를 위해, 고통을 감내해온 너를 바라보며, 자괴감이 뼛속까지 스민다. 가여워서, 미안해서, 그리고 무너질 듯 아파서 숨조차 고르기 힘들었다. 어째서 네가 이런 끝을 감내해야만 했을까. 누구보다 소중한, 오롯이 내 삶의 의미였던 친애하는 나의 벗. 그 품에 기댄 채로, 떨리는 손끝으로 너의 뺨을 어루만지며 흘러내린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낸다.)
지금껏 모진 말 밖에 못해서 미안해. 나도 널 정말 좋아했어⋯.
내 마지막 순간에 네가 함께하길 바랐다는 말.
힘들었다는 말. 아팠다는 말. 무던한 문장들이 스쳐지나가고...
아, 맙소사. 이별의 때가 도래했습니다.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July 18, 2025 7:20AM카룬:... 헤어지기 싫다.
July 18, 2025 7:21AM카엘리스:가지 마⋯. 미안해.
July 18, 2025 7:21AM카룬:... 있잖아, 다음 생이라는 게 있다면...
그때도 널 구해줄게.
달빛 아래 당신에게 가만히 기댄 카룬은 어느 순간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수많은 히스-에리카의 꽃들이 향을 내뿜으며 당신의 주위를 감쌀 때,
달빛이, 달빛이 카룬의 몸을 둘러쌀 때, 그래서 눈부실 때, 이 풍경이 견디기 어려워졌을 때,
품안이 가벼워집니다. 빛이 허공에서 맴돌고 누군가의 체온이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바람이 불었던가요. 풍경을 메우는 꽃잎이 그저 아름답습니다.
그만큼 서글픈 것입니다. 이렇게, 이렇게 아픈 이별이.
카룬은, 당신에게는 에리카가 담긴 꽃다발을 주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KPC 소멸, PC 생환. PC 보상 이성 회복 1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