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에 옷을 걸었는데, 닫았다가 열어보니 2벌이 되어 있었어.
평범한 휴일. 당신은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3일 동안 나가서 처리할 임무가 있었기 때문에 중앙에 잠시 머물러있었죠.
그와 마지막으로 본 건 3일 전, 혼자 집 잘 지키고 있으라는 말과 함께 카룬을 두고 나섰고…
카룬은 “조심해서 다녀와.”라는 말과 함께 평범하게 당신을 배웅해줬습니다.
평소라면 편지 하나 잘 보내지 않을 그였지만,
이틀에서 3일로 넘어갈 날에 당신이 묵던 여관 앞으로 편지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무슨 내용이 있을까요?
카엘리스, 일은 잘 하고 있냐? 별 거는 아니고, 빨리 집으로 돌아오면 좋겠다. 네게 보여줄 게 있걸랑. 기다릴게! :D
July 02, 2025 8:43PM카엘리스:...귀엽군. (픽 웃는다.)
고작 이 말을 하려고 평소에 보내지도 않던 편지를 보낸다고요? 하지만 보낸 게 어디에요.
도대체 뭘 보여주겠다고 이러는 걸까요. 당신은 계속 발걸음을 옮겼고, 어느새 집 앞에 섭니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곧바로 문이 열립니다.
July 02, 2025 8:44PM카룬:오, 왔냐!
약간 상기된 기색의 카룬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July 02, 2025 8:45PM카엘리스:어, 왔다. 얼굴이 묘하게 빨간데? (팔 벌린다...)
July 02, 2025 8:46PM카룬:기분 탓이야, 인마. 나야 뭐 네 앞에서 자주 얼굴 붉히기도 하고... (팔을 벌리자, 꼬옥 안더니... 현관 문을 쾅! 닫는다.)
아무튼, 보고 싶었어. 다친 곳은 없냐?
July 02, 2025 8:49PM카엘리스:...혼자 술이라도 걸친 거 아니야? (꼬옥 안아주면 자연스레 눈을 감으며 네 등에 손 얹으려다... 문이 쾅! 닫히는 소리에 작게 움찔.)
나야 뭐, 늘 무사하지. 나 없는 동안 뭐 했어?
July 02, 2025 8:52PM카룬:수, 술이라니. 혼자 먹는 술이 뭐가 맛있다고 그래. 너랑 같이 마시고 싶어서 3일 동안 가만히 있었걸랑. 잘 참았지? (살짝 움찔거리는 네 등을 손으로 부드럽게 쓸더니, 이어지는 말에 자연스레 네 허리를 감고 집 안으로 이끈다.)
뭘 하고 있었냐고? 안 그래도 그거 말하려고 너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식탁에 앉아, 카엘리스. 천천히 말해줄 테니까. (드물게 먼저 널 이끌고 식탁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July 02, 2025 8:58PM카엘리스:엥. 너 혼자서 술 많이 먹지 않냐. 단골 술집도 있으면서. (그래, 잘 참았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다 집 안으로 이끄는 몸짓에 따라 이동하기 바빴다.)
웰컴 푸드라도 준비한 거? (퍽 기대하는 기색으로 식탁 의자에 착석.)
July 02, 2025 9:00PM카룬:... ! (뜨끔...) 다, 단골 수. 술집. 아, 음. 그냥 구석에서 술만... 머, 먹기에는 좋지. 너랑 둘이 가면 더 좋고.
카룬을 따라 집으로 들어서면 잘 정리된 집 안이 눈에 띕니다. 청소라도 해둔 건가? 공허하네요.
July 02, 2025 9:00PM카룬:웰컴 푸드는... 없어. (곰곰.) 우유? 아니면 토마토 주스. 골라라.
July 02, 2025 9:04PM카엘리스:그럼 오랜만에 같이 가자고. 밤에 말이야. 어때? (테이블에 턱 괸 채로 묘하게 휑한 집안 둘러본다.) 토마토 주스가 좋아. 근데, 나 몰래 인테리어를 좀 바꿨나?
July 02, 2025 9:07PM카룬:그래, 그러자. 오늘은 내가 사주면 되는 거지? (잔 두 개에 토마토 주스를 따르더니, 식탁 위에 올려둔다. 본인 잔에 든 것은 더 붉은 느낌이 들지만... 평범한 토마토 주스다.) 내가 너 몰래 뭐 하는 거 봤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카엘리스. 있잖아...
혹시, 내 방에 말이야… 침실에 벽장 봤어?
함께 살던 집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없었습니다. 침실에 벽장 같은 건. 그냥 미끈한 벽이었죠.
July 02, 2025 9:12PM카엘리스:(... 같이 살고 돈도 같이 벌고 쓰는데, 누가 사는 게 의미가 있는 건가?라는 말은 속으로 삼키며 고맙다는 듯 대충 미소 지었다.) 넌 뭔가 나 몰래 하는 거 많잖냐. 같이 사는데 모를 줄 알아? (모르는 척해주는 거라고. 토마토 주스 한 모금 꿀꺽 삼켰다.)
네 방에 벽장 같은 건 없었잖아?
July 02, 2025 9:16PM카룬:너 무슨 생각하냐? 뭔가 생각이 많아지면 대충 미소로 때운단 말이지... (달그락, 의자에 불량하게 앉은 건지 한번 끼익거리는 소리를 냈다. 이어지는 말은 부정하는 편이 나았겠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던지라 뒷목을 매만지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위험한 짓은 안 해. 믿어줘. 아무튼 말이야... 그렇지? 나도 분명 벽장을 본 적이 없거든.
그런데 어젯밤, 우리 집에 벽장이 생겼어. 뭐, 처음에는 잘됐다고 생각했지. 마침 옷장이 없었걸랑... 작은 벽장이라 그냥 내가 못 보고 지나친 건 줄 알았어.
그런데…
벽장에 셔츠 한 벌을 걸고, 문을 닫았다가 열었더니 그게 두 벌이 됐어.
July 02, 2025 9:21PM카엘리스:...내가 언제 그랬다고. (진짜 모르는 눈치로 속으로 몇 번 되뇌며 돌이켜 본다. 그랬나...? 그리고 이어 들리는 허무맹랑한 소리에는 잠깐 탄식을 허, 하고 내뱉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너 어디 아픈 거 아냐? 진지하게 걱정돼서 그래. (벌떡 일어나 네 옆으로 가서 앉더니,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네 어깨를 붙잡고 집요하게 훑으며 말했다.)
수상해. 그깟 벽장 같은 거 당장 갖다 버리자!
그러니까, 벽장에 넣은 물건이 두 개가 됐다는 이야기죠? 당신은 믿기 어려운 말입니다.
July 02, 2025 9:24PM카룬:믿지 못한다는 거야? 카엘리스, 네가 나랑 함께 사는 소중한 사람이라서... 너에게
처음으로 보여주는 거라고. 왜 못 믿는 건데? (네가 믿지 않고 저를 훑으면, 역으로 네 어깨를 꾹 잡아 누르며 얼굴을 가까이 붙인다.) 그깟 벽장이라니... 말 다했냐!
헛소리가 아니야. 정말이라고!
July 02, 2025 9:25PM카엘리스:
정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ly 02, 2025 9:25PM카룬:
정신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진정성은 느껴지지만 호소력은 없습니다. 솔직히 헛소리가 맞잖아요. 당장 당신의 눈앞에 그걸 확인시켜주지 않는 한….
July 02, 2025 9:26PM카룬:... 좋아. 내가 지금 당장 보여주지. 내 방으로 따라와, 카엘리스.
July 02, 2025 9:31PM카엘리스:으응... 알았어, 알았어. (아픈 곳은 없는 것 같은데 왜 이러지? 평소보다 감정적인 거 같기도 하고 말이다. 대충 흘려들으며 어린애라도 달래는 톤으로 네 머리나 툭툭 쓰다듬었다.)
그래, 그래... 어디 한 번 봐볼까. (근처에 좋은 병원 없던가?)
July 02, 2025 9:33PM카룬:... 진짜야. (네가 머리를 쓰다듬으면, 이쪽에서 허리를 숙여 머리를 네 손바닥에 잠시 부비작댔다. 믿어달라는 듯 어리광을 피우는 구석이 있었던가.) 보고 놀라지 마.
어쨌거나, 직접 눈으로 보는 게 좋겠습니다. 카룬은 카엘리스를 침실로 안내합니다. 이 집의 구조는 당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침실 문을 열면….
방바닥까지 온갖 잡동사니가 발 디딜 틈 없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같은 부분이 너덜거리는 책 두권, 완전히 똑같은 매듭이 묶인 부츠 두 켤레, 전등 8개, 도자기 화분 12개, 반짝이는 은으로 된 장신구 한 무더기…,
심지어는 어항도 있습니다. 금붕어는 한 마리지만요. 저 침대 위의 셔츠는,
July 02, 2025 9:34PM카룬:침대 위의 셔츠는 256장이야. 세어봤어! (2의 제곱을 공부하지 못했다.)
카룬은 벅찬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고작 8번 옷장 문을 여닫았을 뿐인데….
July 02, 2025 9:36PM카엘리스:... 나 놀리는 거지? 방 꼴이 이게 뭐냐. 하...
July 02, 2025 9:37PM카룬:엣. (네 반응을 보고 더듬이가 바짝 솟는다.)
카룬의 말을 뒷받침하는 방 안을 목격한 카엘리스는 이성 판정합니다.
July 02, 2025 9:37PM카엘리스: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벽장]은 아수라장인 방 안, 혼자만 이질적일 정도로 태연히 열려있습니다. 바닥에 어질러진 물건을 헤치고 다가가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July 02, 2025 9:40PM카엘리스:이걸 나중에 어떻게 다 치우려고 이 난리를 피웠냐?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한 잡동사니들 사이로 조심스레 벽장 쪽으로 다가간다.)
July 02, 2025 9:41PM카룬:나, 난리라니?! 이건 기회라고. 이 벽장만 있으면... 그래, 앞으로 붕대 걱정은 없다는 거야. (우뚝 서서 벽장으로 다가가는 카엘리스를 지켜본다...) 대단하지 않아?!
살펴볼수록 평범합니다. 지금은 텅 빈 채입니다. 크기는 커다란 냉장고 두 개를 이어놓은 정도고, 안은 그림자가 져서 어둑합니다. 어쩐지 음산하게 보입니다.
July 02, 2025 9:42PM카룬:못 믿겠으면, 카엘리스 너도 한번 써보든가!
July 02, 2025 9:45PM카엘리스:고작 붕대?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넌 셔츠 256장을 만들 게 아니라 금화를 넣었어야 했어. (이런 평범한 벽장에 무슨 마법이라도 걸린 건가. 손으로 한 번 쓸어보더니, 주머니 속에 있던 동전 한 개를 집어넣었다.)
July 02, 2025 9:47PM카룬:... 하지만 카엘리스, 돈을 복사하는 건 불법이잖아. 위조지폐를 만들다가 잡혀가면 어떡해? (옷더미를 헤치고 네 옆으로 오더니, 이쪽은 구석에 놓인 셔츠 하나를 넣었다...)
물건을 넣기 위해서 벽장 안에 손을 집어 넣으면, 옷장과 달리 뚫린 구멍도 없을 텐데 서늘하게 공기가 통하는 느낌이 납니다.
카룬이 벽장 문을 닫았다가 열면... 동전 두 개, 그리고 셔츠 두 개. 완벽하게 똑같습니다.
July 02, 2025 9:48PM카룬:... 이제 257장이다...!
July 02, 2025 9:49PM카엘리스:지금 그런 걸 신경 쓰ㄴ...아아?!
July 02, 2025 9:49PM카룬:어떠냐!!
July 02, 2025 9:49PM카엘리스:지, 진짜냐?
July 02, 2025 9:50PM카룬:진짜거든! 잘 봐? (또 문을 닫고 연다...)
July 02, 2025 9:51PM카룬:좋았어, 셔츠가 259장이 되었다고! 이제 빨래 안 해도 돼.
July 02, 2025 9:51PM카엘리스:카, 카룬... 우리 이거면 일 안 해도 돼. 부자가 될 수 있어!
July 02, 2025 9:52PM카룬:부... 부자?? 한 번도 부자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만, 그거 좋은 거냐?
July 02, 2025 9:54PM카엘리스:우리가 사고 싶은 건 다 살 수 있는 거야. 좋은 거지.
술집에 외상 달아놓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고!
July 02, 2025 9:54PM카룬:... !!!!!! 그, 그런?! (진심으로 충격을 먹은 듯 더듬이가 살랑거린다.)
여튼, 이제 내 말 믿는 거지?
July 02, 2025 9:56PM카엘리스:엉, 믿어. (한 번 꽉 안아줬다.)
그런데 말이야... 생명체는 복사가 안 되나? 너 한 번 들어가 볼래?
July 02, 2025 9:56PM카룬:... 내가 하려던 말이 그거였어, 카엘리스. (꽉 안기자 한번 부비적거렸다.)
여기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왜 물건이 두 개가 되는 건지 궁금하지 않아? 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내가 둘이 되면 곤란하지 않겠냐... (우물쭈물...)
July 02, 2025 10:00PM카엘리스:자, 잠깐만. 우리가 직접 들어가기 전에... (너를 떼어내고는 아까 봤던 금붕어가 한 마리 든 어항을 가리킨다.) 저걸로 실험을 한 번 해보자고.
July 02, 2025 10:01PM카룬:... 아, 그래! 금붕어가 든 어항 말이야, 이것도 내가 넣어봤거든. 카엘리스, 어항은 두 개가 됐지만 금붕어는 한 마리뿐이잖아. 그러니까 나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궁금해, 무슨 원리일까. 카엘리스, 한 번만 허락해 줘. 엉? 뭔일 생기면 바로 소리쳐서 널 부를 테니까. (쫄래쫄래 다가와서 네 손을 덥석 잡고 제 볼에 부비적거린다.)
제바알. 간곡히 부탁한다. 도게자할까?
July 02, 2025 10:08PM카엘리스:그럼 생명체는 복사가 안 되는 건가...? (턱에 손을 얹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다가, 제 손에 볼을 부비는 네 행동에 슬 웃으며 나머지 손을 남은 네 볼에 붙였다.)
안 될 건 없지. 나도 궁금해! 아,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해. 우리끼리의 암호라도 정해둘까... (가짜가 나와서 너인 척 행세를 하면 어떡하나, 그런 경우의 수까지 생각해뒀다.)
July 02, 2025 10:13PM카룬:그럴 가능성이 높지. (양손이 제 볼 위에 얹어지자, 자연스레 볼이 모여 발음이 뭉개진다.) 카엘리스,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암호를 들은 내가 복사가 되면 그냥 암호를 아는 카룬이 둘 되는 거 아니냐. 애초에 가짜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하고... (머리가 복잡해진 듯, 제 손을 한번 꼼지락거렸다.) 그래도 정해두는 편이 나으려나. 무슨 암호가 좋아?
July 02, 2025 10:20PM카엘리스: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 지금도 '생명체는 복사가 되지 않는다.' 라는 선례를 두고도 혹시 모를 가능성에 걸어보고 있는 거잖아? (좀 귀엽다...라는 생각을 하며 네 볼을 모았다, 폈다를 반복했다.)
암호는, 얌전한 카룬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 어떠냐.
July 02, 2025 10:24PM카룬:그냥... 내가 둘이 되면 네가 고생할 것 같아서. 역시 네가 곤란하다면, 다른 나를...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농담스레 중얼거렸지만, 모인 볼로 인해 흐려진 문장으로 새어 나온 말은 듣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내가 부뚜막에...? (알쏭달쏭한 말에 고개를 까딱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튼 잘 지켜 봐줘. 역시 아무도 보지 않으면 불안한 건 어쩔 수가 없다니까...
이론 상으로는 바깥에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면 괜찮을 것도 같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도 카룬이 둘이 되는 것 외에 다른 일이 있겠어요?
July 02, 2025 10:25PM카룬:꼭 완전히 문을 닫아야 해. 알겠지?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노크를 세 번 할게. 그럼 다시 문을 열어줘.
이런 위험부담을 안아가면서까지 이 일을 꼭 해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카룬의 눈빛은 당신이 이 부탁을 거절하면 혼자서라도 일을 강행할 듯했습니다.
결국 카룬은 당신이 지켜보는 시선 아래, 벽장 안으로 몸을 집어넣습니다.
한껏 장난스럽습니다. 사실 어떤 결과가 있어도 꽤 웃길 겁니다...
July 02, 2025 10:26PM카룬:(손 흔들흔들...)
July 02, 2025 10:26PM카엘리스:야, 혹시라도 죽지 마.
July 02, 2025 10:26PM카룬:고작 벽장 속에 들어가는 거잖아. 걱정하는 거냐?
July 02, 2025 10:27PM카엘리스:갑자기 좀 두려워졌단 말이야... 괜찮겠지?
July 02, 2025 10:27PM카룬:나 강한 거 알잖아. 근데, 진짜로... 그...
내가 둘이 된다면, 어떡할 거냐?
July 02, 2025 10:28PM카엘리스:네가 둘이 된다면... 뭐, 둘 다 안아줄게! (거기까진 제대로 생각 안 해봤다. 그저 웃는다.)
July 02, 2025 10:29PM카룬:... 그땐 둘이 된 내가 널 꽉 안아버릴 수도 있는데.
(썩 장난스러운 웃음이다.) 진심이야.
July 02, 2025 10:29PM카엘리스:꽉 안는 게 뭐? 죽기야 하겠어.
July 02, 2025 10:30PM카룬:죽기 직전에 놓아줄게.
그렇게 텅 빈 벽장 안에 홀로 들어간 카룬이 그림자에 잡아 먹히듯이 서서히 사라져 갑니다.
July 02, 2025 10:30PM카엘리스:그, 그건 싫은데... (헉.)
July 02, 2025 10:30PM카엘리스:카룬, 안은 좀 어때?
July 02, 2025 10:32PM카엘리스:(역시 아무 일도 없었던 걸까... 문을 활짝 열었다.)
피투성이로 너덜거리는 손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July 02, 2025 10:33PM카엘리스:뭐, 뭐냐!
그 손은 열린 옷장에 걸려 카엘리스의 팔을 긁듯 잡더니,
이내 손톱을 세워 까드득거리는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겨우 잡습니다.
July 02, 2025 10:35PM카엘리스:...카룬, 맞아?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당신의 손가락을 꺾일 듯 세게 잡는 그 손은 다시 벽장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쾅! 벽장 문은 닫히고... 잠깐, 손가락이 살짝 꺾인 느낌입니다. 꽤 아픕니다.
July 02, 2025 10:38PM카엘리스:카, 카룬... 뭐해? (손가락이 아픈 걸 느낄 새도 없이 순식간에 감정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문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잔뜩 쉰 목소리가 외칩니다.
July 02, 2025 10:39PM???:거기 누구 없어요?
그건 분명 카룬의 목소리이지만, 동시에 그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July 02, 2025 10:39PM카엘리스:
SAN Roll
| 기준치: |
59/29/11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이 벽장 안에 들어 있는 건 당신이 알던 카룬이 아닙니다. 마치, 끔찍한 괴물이 벽장 안쪽에서 문을 두드리는 것 같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카룬은 어디로 사라진 거죠? 저건 뭐죠…?
July 02, 2025 10:40PM???:거기… 거기 너 있지?
열어, 열라고!
제발, 이 빌어먹을 방에서 나 좀 나가게 해 줘!
바닥에 나뒹굴던 잡동사니에 막혀 벽장 문이 잘 열리지 않습니다.
벽장 안에 든 것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거세게 덜컹거리며 흔들릴 때마다 피딱지와 고름이 낀 손가락이 한 마디 정도 튀어나와 문틈을 거세게 긁습니다.
July 02, 2025 10:42PM카엘리스:...거기 너 혼자 있어? 아니, 손은 또 왜 이렇고...
July 02, 2025 10:43PM???:빨리, 열라고, 어서! 나가게 해 줘, 제발, 문 열어...
문이 안 열려, 리잖아, 열어줘, 어서.
July 02, 2025 10:44PM카엘리스:그러면 암호부터 대봐.
벽장 너머로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July 02, 2025 10:46PM카엘리스:...왜 말을 못 해? 이러지 마, 제발...
... 카엘리스가 어떤 말을 하든, 대답이 없던 너머는 이내 고요해집니다. 아주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벽장에 귀를 가져다 대면 들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July 02, 2025 10:48PM카엘리스:(뭐라는 거지? 벽장에 귀를 가져다 댄다...)
July 02, 2025 10:49PM카엘리스: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0, 43, 59 |
| +2: |
보통 성공 |
| +1: |
보통 성공 |
| 0: |
보통 성공 |
| -1: |
보통 성공 |
| -2: |
보통 성공 |
July 02, 2025 10:49PM???:이딴 식으로 군단 말이지. 두고 봐, 두고 보라고…. 어차피 한 놈은 들어왔으니까 나는 나갈 수 있어. 나는 나갈 거야. 나는 나갈 거야… 문을 부숴버리겠어.
하고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는 카룬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립니다.
완전히 넋이 나간데다 힘빠진 목소리입니다. 연기로 꾸며낼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벽장 안쪽에서 성난 짐승처럼 색색거리던 숨소리가 완전히 잦아들고 벽장 문이 더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닫힌 문 너머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July 02, 2025 10:53PM카엘리스:이런 경우의 수까지는 생각 안 했다고... 젠장. (울분을 실어 벽장 문을 거세게 쾅, 하고 내리쳤다.)
야, 카룬... 무사한 거 맞지?
전부 카룬의 장난이겠죠? 문을 열면 카룬이 이런 거에 속냐며 당신을 놀래킬지도 모릅니다. 평생 술안주거리가 될지도 몰라요. …그래야만 하는데.
July 02, 2025 10:55PM카엘리스:...지금이라도 장난이라고 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 제발...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도 않는 벽장 앞에서 꿋꿋하게 말을 건다.)
여전히 대답도,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남은 방법은 벽장을 여는 것 뿐일까요.
July 02, 2025 10:59PM카엘리스:젠장할... 이깟 벽장 얘기 들어주지 말고 당장 갖다 버리는 거였는데... 카룬, 열어도 돼? (문고리에 손을 얹으며.)
July 02, 2025 11:00PM카엘리스:...대답 좀 해달라고. (이내 단념한 듯 슬쩍 문을 열어본다.)
두 명의 카룬이 아닙니다.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래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
벽장 안에는 이어지는 다른 통로가 없습니다. 그를 소리쳐 불러도 돌아오는 답은 없고, 벽장을 마구 긁던 피투성이 손이 남긴 흔적조차 없습니다.
July 02, 2025 11:03PM카엘리스:(텅 빈 벽장 꼴을 찬찬히 훑더니, 이내 실성한 듯 작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리곤 아무런 저항 없이 힘이 풀린 듯 바닥에 주저앉았고.) 씨발...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나도 들어가면 되려나. 그런 거지?
당신은 명확한 한 가지 진실에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카룬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요. 어디로…?
그런 생각을 하면 자연스럽게 벽장이 눈에 띕니다. 평범하게 문을 열고 있을 뿐인 벽장이, 아가리를 벌린 굶주린 짐승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사라져버린 카룬을 찾기 위해서는, 당신도 이 안으로 들어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July 02, 2025 11:07PM카엘리스:(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벽장 안으로 망설임 없이 발을 들였다.)
... 달칵. 당신은 스스로 벽장 안에 들어가 문을 닫습니다. 어찌나 견고한지,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옅은 불빛조차 없습니다.
문이 닫히면 완전한 암흑이 됩니다. 카룬은 이런 곳에 겁없이 잘도 들어갔군요.
또다른 당신이 당신의 옆에 나타날까요? 아까 소리를 치던 카룬이 당신의 곁에 숨결을 불어넣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고요.
몇 초가 흘렀을까. 덜컹. 문짝이 흔들립니다.
집안에는 당신과 카룬 뿐이었을 터, 그렇다면 저 밖에서 문을 열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죠?
피투성이 손가락이 벽장 문 틈새로 기어들어 옵니다.
July 02, 2025 11:09PM카엘리스:... 누구야?
문이 억지로 열리고, 당신은 아까 당신이 보았던 손가락과 지금 눈앞에 있는 손가락이 조금 다르게 생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흉터의 모양이나 손톱이 없는 손가락의 위치 같은 것 말이에요…
멋대로 벽장 문이 열리면서 암흑 속에 갇혀 있던 당신에게 빛이 쏟아지고,
그리고 흐려졌던 시야가 점차 선명해지면, 문을 열고 있는 것은….
피투성이로 너덜너덜한 당신이 문을 억지로 열곤, 당신을 마주봅니다.
비틀거리는 걸음을 채 떼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집니다.
쓰러진 그는 색색거리며 뭔가 말하려고 하는데, 목소리가 완전히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동을 멈춘 채 축 늘어져서…. 죽은 건가요?
July 02, 2025 11:14PM카엘리스:뭐라고? (무심히 눈동자만 굴려 나와 똑같이 생긴 것을 내려다 본다. 아무런 감정도 섞이지 않은 듯한 건조한 어조였다.)
당신의 시체를 뒤로 하고 고개를 들면, 시체만큼이나 말도 안 되는 광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여긴 카룬의 침실이 아닙니다. 당신은 전혀 다른 방에 나와 있습니다. 카룬의 집 전체만한 크기의 방입니다.
작은 샤워 부스, 식사용 테이블, 의자 두 개, 간이 침대 두 개…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설비가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당신은 그 방에 놓인 벽장에서 나온 것입니다. 카룬의 집 뒷편과 이어지는 건가, 하고 생각해봐도...
당신의 눈앞에 쓰러진 [당신의 시체]는 확실히 조작이 아니네요.
바닥에 놓여 있는 가구는 전부 박살난데다 핏자국이 어지럽게 튀어 있고,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그 밖에는 [시계]와 [왼쪽 벽에 있는 문], [오른쪽 벽에 있는 문]이 보입니다.
우웅- 하고 기이한 소리가 사방에서 울리며 당신을 압도합니다.
그리고, 말라 비틀어져 구석에 처박힌 금붕어 한 마리도.
July 02, 2025 11:22PM카엘리스:의자가 두 개, 침대도 두 개... 두 사람이 지낸다는 건데. (분석하듯 자연스레 혼잣말을 내뱉더니, 이내 시선이 금붕어로 흘러간다.) 벽장에 생명체를 넣으면, 한 놈만 살아서 나갈 수 있다는 건가. (시체를 넘어가려다, 무릎 꿇더니 무언가 특이점은 없나 살폈다.)
똑바로 쓰러진 시체는 전체적으로 처참한 모습입니다. 꼭 조난당했던 사람 같습니다. [얼굴]을 살펴서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고 나면 불룩한 [주머니]를 뒤져볼 수 있겠습니다. 엉망인 [손]도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July 02, 2025 11:24PM카엘리스:(죽은 내 얼굴 같은 건, 별로 보고 싶지 않아... 애써 피하고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뒤져본다.)
주머니가 불룩합니다. 바느질로 봉합되어 있지만, 실은 다 낡아빠진데다 실자국도 듬성듬성해서 힘을 주면 쉽게 뜯을 수 있습니다.
July 02, 2025 11:27PM카엘리스:...주머니는 왜 봉합해둔 거야? (힘을 주어 뜯어낸다.)
뜯으면 젖었다가 말랐는지 부푼 [다이어리]와 녹슨 칼 한 자루가 있습니다.
July 02, 2025 11:28PM카엘리스:(내가 일기 쓰는 놈은 아닐 텐데. 녹슨 칼은 주머니에 넣고, 장을 넘겨 본다.)
... 피로 쓴 다이어리입니다. 손가락에 상처를 내서 썼는지 한 페이지 당 글자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극도로 중요한 내용만 작성한 것 같던 내용이, 갈수록 산만하고 어지러워집니다.
July 02, 2025 11:31PM카엘리스:... 카룬이 쓴 걸 왜 내가 들고 있는 거지. (자살할 수도 없는데 얘는 또 왜 죽은 거고? 라는 생각에, 숨은 쉬는지 시체의 코에 손을 살짝 대었다.)
숨은 쉬지 않습니다. 살짝 벌려진 입 안이 공허한 것 같습니다.
말을 하지 못한 건 이 외상 때문인 것 같습니다.
July 02, 2025 11:37PM카엘리스:... ... (수많은 시신을 목격하여 무뎌졌다만, 이토록 처참한 자신의 몰골을 마주하는 것은 역시 힘들었다. 역류감이 식도 끝까지 차올랐으나, 애써 밀어내며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방 안의 시계로 눈을 돌렸다.)
전자 패널이 벽에 붙어 있는데, 다시 보니 전자 시계가 아닙니다. 이건… 7,412? 숫자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의미는 알 수 없습니다. 짐작해 볼 뿐입니다.
July 02, 2025 11:38PM카엘리스:여기에 갇힌지 7412일이 흘렀다는 건... 아니겠지?
(왼쪽 벽에 있는 문으로 간다.)
문은 평범한 문입니다.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July 02, 2025 11:40PM카엘리스:(문을 열어본다.)
당신이 있는 방 안과 정확히 똑같은 방이 또다시 펼쳐집니다. 아직 가구가 부서져 있지 않고….
July 02, 2025 11:41PM카룬:...! 카, 카엘리스...!
도와주라...!
방 중앙에 팔다리가 묶인 카룬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July 02, 2025 11:42PM카엘리스:카, 카룬! (방금까지 세상 잃은 얼굴 하고 있었다가, 제가 찾던 얼굴을 마주하자 순식간에 환해진 표정을 하고 네 쪽으로 뛰어갔다.)
너, 너...
July 02, 2025 11:43PM카룬:네가 여기 있다는 건... 너도 서, 설마...!
July 02, 2025 11:44PM카엘리스:(고개 끄덕인다.) ...너 카룬 맞냐? 암호.
July 02, 2025 11:44PM카룬:얌, 얌전한 카룬이 부뚜막에 떨어져 머리를 박는다?! 아닌가?! 올라간다였나...?! 어레, 나 진짜 카룬이야!!
일단 풀어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줄게...! 살려주라아, 카엘리스...!
July 02, 2025 11:46PM카엘리스:야, 야, 이... 이 멍청한 놈아. 너 때문에 이게 다 뭐야? (주먹으로 네 머리를 세게 한 대 쥐어박았다. 이런 상황에선 다른 말이 더 적절하지 않았나 싶고... 역시 솔직하지 못하다.)
대충 뭔 일인지 감이 와. 다른 피투성이 카룬이 널 묶은 거 아니냐. (주머니에서 아까 주웠던 칼을 꺼내 들더니, 네 밧줄을 슥슥 잘라내기 시작했다.)
July 02, 2025 11:48PM카룬:으, 으헉. 잘못했습니다. 머리라도 박을까. 나도 이럴 줄 몰랐어. (밧줄로 손과 발이 풀리자, 자기 머리를 삭삭 문지르며 아파했다.) 정확히는
나랑 너를 닮은 사람 둘이 나를 묶어서 이 방으로 날 던진 거야.
중얼거리는 걸 들었는데 화가 많이 난 것 같았거든. 다른 방에 도끼가 있으니 그걸 가지고 와서 벽장 문을 작살내버리겠다고 했어. 잠깐... 그 녀석이 돌아오기 전에 나가야 돼...!
July 02, 2025 11:54PM카엘리스:여기서 나가면 아주 혼쭐을 내줄 거니까, 지금은 말고. 그리고 말이지...
나를 닮은 사람이라면, 방금 죽었어. (충격적인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며 밧줄을 잘라내고는, 널 덥석 끌어안아 품에 고개를 묻었다. 삼 초 정도 그러고 있었나... 물러난다.)
벽장 문을 열면 돌아갈 수 있는 거야?
July 02, 2025 11:59PM카룬:호, 혼나기 싫은데... 손들고 서있는 건 어릴 때 이후로 안 해봤단 말이야. (죽었다,라는 말에 멍하니 널 보더니... 입을 틀어막고 잠시 눈을 감았다. 설마, 아니겠지. 아무리 정신이 나가더라도, 내가 널 죽일 리가 없잖아.
그래야만 하는데. 네가 제 품에 고개를 잠시 묻고 물러나려고 하면, 다시 널 끌어안고 고개를 푹 숙인다. 사람의 죽음에 둔감하지만, 네 죽음은 예외다. 설령 나의 당신이 아니더라도.)
벽장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우리가 있던 세계와 이어진다고 했어. 그렇다면, 벽장문을 열고 나가면 돌아갈 수 있겠지. 저 방에 어떤 쪽지가 있는지 봤어?... 아니다. 너무 끔찍해서 말하고 싶지 않아.
July 03, 2025 12:07AM카엘리스:손들고 서있는 것만 시킬 줄 알아? 기대하는 게 좋을걸. (물러난 자신을 다시 품으로 끌어안는 행위에 경직됐던 긴장이 잠시나마 녹아내리는 듯했다. 따스한 체온에 순간적으로 기댈 뻔했지만, 이내 현실의 중압감이 돌아왔다. 아쉬운 손길로 널 밀어낸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잖아. 이런 건 나중에 나가서 하고... 무슨 쪽지? 네가 쓴 일기라면 본 것 같은데.
July 03, 2025 12:11AM카룬:... 미, 미안. 너만 보면 나도 모르게 안게 된단 말이야. (머릿속에 엉겨 붙은 더러운 잡념 따위를 지워내고, 네가 밀어내는 대로 순순히 밀려난다.) 저기... 혼내더라도 나중에는 꼭 안아줘야 돼. (고개를 끄덕이다가, 의아한 듯 눈을 감빡인다.) 방을 나갈 수 있는 조건이 적힌 쪽지인데, 널 닮은 사람이 많은 쪽지를 가지고 있는 걸 봤어. 그리고 일기? 무슨 내용이 적혀있었는데?
July 03, 2025 12:16AM카엘리스:내가 먼저 안았잖아.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괜찮아. (꼭 안아달라는 말에는 대답 대신 눈을 살짝 흘겼다. 왠지 좀 괘씸해서.) 방을 나갈 수 있는 조건이라, 누가 죽어야 한다는 조건 같은 것도 있어? 음, 일기에는... 이전 방으로 돌아가는 건 자유롭다는 거랑, 자살할 수 없다는 말 같은 게 있었어.
July 03, 2025 12:21AM카룬:... 으, 으응. (대답을 안 해주면 금세 비실비실해져 손이나 꼼지락거린다. '자살할 수 없다'. 그리고 너를 닮은 사람은 죽었다. 그렇다는 뜻은... 뜻을 어림짐작하던 카룬은, 눈이 동그래지더니 이내 네 손을 꾹 붙잡는다. 머저리 같은 나. 손을 잡은 제 손에 다소 힘이 강하게 들어갔다 금세 약해진다.) 그, 그런 살벌한 내용이 적혀있었냐. 아무튼 쪽지에 뭐가 적혀있었는지는 비밀이야. 얼른 나가자. 어서. 벽장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된대.
서둘러 발걸음을 떼면, 아직 열리지 않은 문이 눈에 밟힙니다. 열어보기만 할까요?
딱 한 번만 열어보면…. 이상한 충동이 자꾸만 샘솟습니다.
카룬이 어떤 정신머리로 벽장 안에 기어 들어온 것인지 잠깐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July 03, 2025 12:22AM카엘리스:
정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분명 당신의 곁에 있던 카룬이 어느새 문을 열고 나오고 있습니다.
…당신의 손을 잡고있는 카룬의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갑니다.
…아니, 아닙니다. 저것은 당신이 아는 카룬이 아닙니다.
당신이 조사했던 시체와 마찬가지로 엉망인 손, 끔찍하게 창백한 안색. 핏물이 스민 도끼.
그것을 힘껏 쥔 그가, 당신을 보고 웃습니다.
July 03, 2025 12:24AM카룬:…기다려.
기다려! 할 말이 있어.
July 03, 2025 12:25AM카엘리스:기다리면 뭐, 죽이게? (냉소한다.)
쉰 목소리로 애써 상냥한 음성을 위조하자 기괴한 느낌이 듭니다.
조금도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 카룬이 도끼를 들고 미친 듯 뛰어옵니다.
July 03, 2025 12:25AM카룬:... 뛰어!
기다리라고, 했잖아!!
벽장을 향해서… 뛰어요! 함께 민첩 대항 판정합니다.
July 03, 2025 12:26AM카엘리스:
민첩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4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ly 03, 2025 12:26AM카룬:
민첩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두 사람은 어두컴컴한 안쪽에 몸을 욱여넣고 벽장 문을 닫습니다.
어떻게 탈출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카룬은 벽장에서 기어나오자마자 그대로 쓰러져서 기절했습니다.
당신 홀로 카룬의 방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 있으면 어느새 닫힌 벽장 문이…
다시 한 번 쾅쾅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너머에서 흐느끼는 듯한 숨소리가 들립니다.
July 03, 2025 12:28AM카룬:나가고 싶어. 나가고 싶어어…
나 좀 살려줘. 나가고 싶단, 마, 말이야아...
날 도와주면 뭐든지 할게. 제발, 카일...
카, 카이일, 너… 랑 같이 있는 그 자식이랑, 나랑 바꾸자. 제바아알….
나, 나 믿는다며… 응? 카일… 카이, 일…
July 03, 2025 12:29AM카엘리스:...있잖아. 네가 내 혀 잘랐어?
July 03, 2025 12:29AM카룬:내... 내가...? 그렇지... 않아... (훌쩍거리는 쉰 목소리로 기운 없이 답한다.)
July 03, 2025 12:30AM카엘리스:사실대로 말해. 그래야 열어줄 거야.
July 03, 2025 12:30AM카룬:진짜... 안... 아, 안 잘랐어... 네 목소리를 들으면서 버텼는데, 왜... 내가... 그런 짓을 하는데...
July 03, 2025 12:31AM카엘리스:그럼 그 안의 내가 자살이라도 했다는 거냐?
July 03, 2025 12:32AM카룬:(잠시 침묵. 이후 문을 쾅 두드리며 재빨리 답했다.) 내가 주, 죽인 거 아니야... 카일...
네 옆에 있는 내가 진짜 나일 것 같아...?
(울먹거리는 소리가 작게 울려퍼졌다.) 지켜주려고 그랬던 거야, 너, 널... 그 자식에게서 떨어트려야...
July 03, 2025 12:33AM카엘리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July 03, 2025 12:34AM카룬:평생 믿어준다고 했잖아. 사랑해주기로 했잖아...
내 곁에 평생, 있어준다고... 했잖아...
July 03, 2025 12:35AM카엘리스:(단호한 어조가 조금 누그러졌다.) ... 넌 어쩌다 거기 갇혔는데? 호기심으로, 벽장 안에 들어가 본 게 다냐?
July 03, 2025 12:36AM카룬:벽장에 들어간 게 아니야. 누, 눈을 뜨니까 너와 내가 여기에 있었어. 그리고 방문을 열어도 자꾸, 자꾸... 방이 생기고... (투정을 부리는 듯한 쉰 목소리가 작게 퍼져나간다.)
방 중에는 '솔직하게 모든 걸 말해야 나갈 수 있는 방'도 있었어. 그리고, 내... 내가... 너에게 "네가 있어야 돼. 너를 사랑하니까..."라고 말하니까 문이 열렸었다...?
좋아해, 얼굴 보고 싶어... 카이일, 제바알... 부탁이야. 지키고 싶어... 너, 널...
July 03, 2025 12:39AM카엘리스:그걸 왜 나한테 말해... 네가 지금 무시하고 있는 시체한테나 말하지 그래. 난 원래 네 옆에 있던 사람이 아니야.
July 03, 2025 12:41AM카룬:(시체라는 말에 울먹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벽장을 긁으며 말한다.) 얼구, 굴 한번만 보게 해주라... 카일, 제발... 응?
제발, 한 번만 안게 해줘...
July 03, 2025 12:43AM카엘리스:...있잖아, 조건이 뭐야? 널 여기로 들이기 위해서 말이야. 네가 내 옆에 있는 카룬이랑 바꾸자는 말을 했잖아.
July 03, 2025 12:44AM카룬:잠시 네 옆에 있는 나를, 이 안에 들이기만 하면 돼. 진, 진짜야! 그냥... 그, 그냥 넣어두기만 하면 된다고...
July 03, 2025 12:46AM카엘리스:그럼 이 녀석이 저 안에서 혼자 있어야 하는 거잖아. ...그건 안 돼.
July 03, 2025 12:46AM카룬:...
도와주지 않겠다는 거야?
July 03, 2025 12:46AM카엘리스:...부술 거야?
July 03, 2025 12:47AM카룬:......
July 03, 2025 12:48AM카엘리스:미안해.
잠시간의 정적 이후, 쾅. 벽장이 다르게 흔들립니다.
단단해 보이던 벽장을 뚫고 튀어나온 도끼날이, 몇 번이고 계속해서 벽장 문을 내리찍습니다.
July 03, 2025 12:49AM카룬:웃기지 마…!
내가, 여기에서,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
나갈거야. 나갈 거라고!
옷장 옆에 빗장이 있습니다. 빨리 걸어요, 카엘리스!
July 03, 2025 12:51AM카엘리스:(다급하게 빗장을 걸어 잠근다.) 부, 부숴도 못 나올걸?
July 03, 2025 12:51AM카룬:그 녀석이, 혀를, 잘라달라고, 했어.
내, 잘못인가?
죽여달라고 했잖아, 죽고 싶다고 했잖아, 카일, 내가 죽여줬잖아. 뭐가 문제야? 왜? 아, 얼굴 보인다. 살아있구나.
손 잡자, 안아줄까. 예전처럼 손도 잡고 그러자. 너 말이야, 따뜻했잖아. 나보다 손이 따뜻했는데, 이젠 손가락이 잘려서 깍지도 못 끼고.
혀가 잘린 이후로 키스도 제대로 못 하고... 아, 넌 다를까...
문 열어, 카엘리스.
July 03, 2025 12:53AM카룬:당장...!!!
빗장을 걸었으나, 그러나 그마저도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흔들립니다.
그리고 카룬의 얼굴이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구멍이 생겼을 때.
July 03, 2025 12:54AM카룬:……?
시, 싫어. 잠깐만.
잠시만, 잠시만, 잠시만. 싫어, 싫어.
벽장에 생긴 구멍 너머로 나와 있던 카룬의 얼굴이, 마치 무언가에 끌어당겨진 것처럼 뒤로 사라집니다.
어두컴컴한 공허 안쪽에서 카룬의 끔찍한 비명 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드득, 까드득. 한차례 부순 뒤에 찌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나면 너머는 다시금 고요해집니다.
…소리가 잦아들고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으면 벽장을 다시 열어볼 수 있습니다.
벽장은 구멍 외에 어떤 문제가 있었냐는 듯 깔끔하게 텅 비어 있습니다.
이제 이 방 안에 남은 건 기절한 카룬과 당신 뿐입니다.
그러려면 우선 침대 위에 쌓인 셔츠 256벌, 아니 259벌부터 어떻게 해야겠지만요….
July 03, 2025 12:57AM카엘리스:... (긴장이 풀린 듯 기절한 카룬 옆에 벌러덩 누웠다.)
...야, 카룬. 너 왜 기절한 건데?! (흔들흔들)
July 03, 2025 12:58AM카룬:... 으, 으아...
(콜록...)
July 03, 2025 12:58AM카엘리스:멍청아. 정신이 좀 드냐?
July 03, 2025 12:59AM카룬:무, 므으... 부뚜막에 올라간 카룬이 기절한다... 암호가...
헛.
July 03, 2025 12:59AM카엘리스:에휴...
바보. (코 잡아당긴다.)
July 03, 2025 12:59AM카룬:왜, 왜 그러는 건데... 미안해, 저 벽장은 이제 봉인이다... (아파한다...)
... (문득 소름이 끼쳐 몸을 웅크리더니...)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지키고 싶다.
... 진짜야.
July 03, 2025 1:01AM카엘리스:(못 믿겠다는 눈치.) 그럼 저놈은 왜 저렇게 된 건데?
July 03, 2025 1:01AM카룬:내가 어떻게 아냐. (뒷목을 머쓱하게 쓴다.)
July 03, 2025 1:02AM카엘리스:그래도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오늘 일은... 잊고 싶다.
July 03, 2025 1:02AM카룬:... 뭘 봤길래 그래?
내가 잠시 기절한 사이 안색이...
July 03, 2025 1:02AM카엘리스:네가 단단히 미친 놈이 됐어.
July 03, 2025 1:02AM카룬:내, 내가?!
뭘 했는데...?! (놀란 듯 눈이 동그래진다.)
July 03, 2025 1:03AM카엘리스:날 사랑한다고 그러던데? 얼마나 나가고 싶었으면... (크게 한숨 내뱉었다.)
July 03, 2025 1:03AM카룬:(멈칫.)
...... 엉, 그러게. 많이 나가고 싶었나 보다.
July 03, 2025 1:04AM카엘리스:나보고 너랑 바꾸자고 그랬어.
July 03, 2025 1:04AM카룬:... 바꿀 생각 한 건 아니지? (우물쭈물...)
나, 못났지만 그.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으응?
July 03, 2025 1:05AM카엘리스:그런 생각 했겠냐. 저런 미친 놈이랑 같이 살면, 내 혀도 잘릴 거야...
July 03, 2025 1:06AM카룬:... 혹시나 싶어서. 그, 그만 쉴까. 오늘은. (벌 받기 전에 말 돌리는 게 상책이다.)
July 03, 2025 1:06AM카엘리스:... 맨정신으론 못 자겠는데?
July 03, 2025 1:06AM카룬:... 술 가져올까?
July 03, 2025 1:06AM카엘리스:그게 낫겠다.
July 03, 2025 1:07AM카룬:그래. 오늘은 나도 취하고 싶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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